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더구나 6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참석한 현장 점검마저 졸속으로 진행되면서 온라인 개학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 부총리는 이날 특수학교의 온라인 개학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공립특수학교 인천청인학교를 찾았다. ‘온라인 개학 대비 특수학교 현장 간담회’를 통해 학교 관계자 및 학부모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온라인 개학이 일반 초ㆍ중ㆍ고교 위주로 추진되는 상황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는 부총리가 직접 교육 약자의 온라인 수업을 챙긴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이날 현장 간담회 및 점검에서는 ‘현장’도 ‘점검’도 없었다.
현장 점검의 핵심은 시연이다. 교사가 직접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 참석자들은 그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이후 문제점 보완을 통해 실제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시연 및 점검의 목표다. 그런데 이날 시연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대신 교내에 별도로 마련된 간담회장에서 온라인 수업 장면을 담은 4~5분짜리 영상만 상영됐다. 그 때문에 유 부총리 등 참석자들은 궁금한 점을 교사에게 물어볼 수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도 없었다. 실제 수업 중 발생할 수 있는 통신 두절 문제와 그에 대한 대처 능력, 쌍방향 학습의 완성도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다.
아쉬운 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 학교에서 운영 중인 긴급 돌봄교실을 둘러보며 학생과 교사를 만나려던 계획이 갑자기 변경된 것이다. 유 부총리는 교실 바깥에 선 채로 창문을 통해 교실 안을 살펴보고 교사 및 학생과 눈 인사를 나누는 후 간담회장으로 향했다. 일정이 변경된 이유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마스크를 안 쓴 학생이 있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학교의 내부 사정 때문이든 교육부의 준비부족이든 이날의 현장 점검은 결국 알맹이 없이 사진만 찍히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사가 되고 말았다. 현장을 지켜본 취재진들 사이에선 “이럴 거면 현장을 왜 오느냐”라는 말이 나왔다.
인천=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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