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라임 통해 자회사 자금 300억 ‘셀프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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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라임 통해 자회사 자금 300억 ‘셀프 수혈’

입력
2020.04.0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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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간 부당지원 해당 가능성

감사보고서 누락 등 은폐 정황도

금호 “정상적 절차… 문제 없어”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아시아나항공이 경영 위기를 겪던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을 통해 우회적으로 자회사 자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방식의 자금 조달이 불법일 소지가 다분한 데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런 사실을 조직적으로 감추려 한 정황도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헤지펀드 ‘포트코리아런앤히트6호’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3월 발행한 850억원 규모의 영구채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에는 라임자산운용이 300억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가 합쳐서 300억원을 각각 출자했다. 즉 자회사 2곳이 모회사에 300억원을 빌려준 셈이다.

이처럼 자회사가 모회사의 영구채에 투자하는 것은 불법일 가능성이 있다. 공정거래법은 계열회사 간 부당지원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판례상 투자 행위가 경영상 목적에 부합하는지가 불법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라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런 위험부담을 안고 자회사로부터 우회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영구채 발행 당시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사줄 투자자를 찾지 못하자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전부터 관계를 맺어왔던 라임에 영구채 인수를 요청한 뒤 계열회사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2016년 금호고속 인수 당시 라임으로부터 700억원을 투자 받으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에어부산을 비롯한 그룹 6개사는 2018년 6월 라임펀드에 총 7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라임이 금호에 자금을 끌어다 준 만큼 금호도 라임에 투자를 한 셈이어서 업계에선 “밀월 관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매끄럽지 않은 자금 조달 과정을 의식한 듯 아시아나항공과 계열회사의 연관성을 감추려는 정황도 포착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영구채 발행 당시 인수 대상자를 공시하지 않았고 감사보고서에도 해당 내용을 누락했다. 또 영구채에 투자한 펀드의 투자약정서에도 투자 대상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측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가 펀드에 투자했고, 펀드에서 아시아나항공 영구채에 투자한 것도 맞다”며 “다만 이는 정상적 절차로 진행된 투자 활동으로,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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