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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지 못하는 봄, 책 속에서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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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지 못하는 봄, 책 속에서 느껴보세요

입력
2020.04.07 04: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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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출간된 읽어볼 만한 식물책 6권 


창밖에는 봄이 한창인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꽃구경은 언감생심이다. 겨울엔 버틸 만 했던 ‘집콕’ 결의도 살랑거리는 봄바람, 향긋한 꽃내음에 자꾸 흔들린다. 이대로 있을 순 없다. 창 밖의 봄을 누릴 수 없다면, 푸르름 가득한 책으로 나만의 봄을 누려보자. 오색빛깔 봄만큼이나 다양한 식물책을 골라봤다.


 ◇”자연은 항우울제다” 야생의 위로 

25년간 우울증을 앓아온 박물학자이자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인 에바 미첼이 쓴 ‘야생의 위로’(심심)은 저자가 우울증을 겪는 동안 만난 자연의 위안을 1년간 글 그림 사진으로 기록했다. 내밀한 심리와 자연의 풍경을 능숙하게 넘나들며, 자연이 주는 치유 효과를 생화학과 신경과학 연구로 설명했다. 유려한 문장과 조화롭게 배치된 사진, 스케치, 수채화가 저자가 보고 듣고 느낀 자연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게 돕는다. 사계의 변화를 기록한 성실한 일기이자, 자연이 어떻게 항우울제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섬세한 심리치료 에세이다.


 ◇”꽃향기는 왜 날까”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 

2014년과 2015년 ‘독일 정원도서상’을 수상한 독일의 원예학자이자 식물학자인 안드레아스 바를라게의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어서’(애플북스)는 식물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한 번쯤 떠올렸을 법한 궁금증들을 82개 질문으로 만들어 답해준다. 꽃에서는 왜 향기가 나는지, 식물에게 말을 걸어주면 과연 더 잘 자라는지, 난초 가꾸기는 왜 그렇게 까다로운지, 잡초는 모두 뽑아 버려야 하는지 등. 독일 슈튜트가르트 뷔르템베르크 주립도서관이 소장한 아름다운 컬러 도판이 함께 실려 보는 재미를 더한다. 애호가뿐만 아니라 문외한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작은 이끼에서 삶의 통찰을” 이끼와 함께 

북아메리카 원주민 출신 식물생태학자인 로빈 윌 키머러가 쓴 ‘이끼와 함께’(눌와)는 이끼 관찰로 얻은 깨달음을 전한다. 또 다른 책 ‘향모를 땋으며’로 시구르드 자연문학상을 받았다면, 이 책으로 그 이전인 2003년 자연문학 부문 저술상인 존 버로스 메달을 받았다. 작지만 생태계에 큰 기여를 하는 이끼만의 특성, 2만2,000여종에 달하는 다양성, 우리에게는 낯선 이끼의 생태 등을 보여주며 이끼 관찰을 삶의 통찰로 승화시킨다. 이끼 자체만을 설명하는 국내 첫 교양서이자 이끼를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자연에세이다.


 ◇”덩굴이 벽에 잘 붙는 이유?” 식물이 좋아지는 식물책 

‘식물이 좋아지는 식물책’(궁리)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식물분야 전문 위원으로 활동하는 김진옥 박사가 식물과 친해지고픈 사람들을 위해 정리한 72개 질문과 대답이다. ‘잎과 꽃’ ‘뿌리와 줄기’ ‘열매와 씨’ ‘생활과 환경’으로 나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식물의 모습을 설명한다. 초등학교 3학년 1학기 국어활동에 수록된 ‘담쟁이덩굴은 뿌리 덕분에 벽에 잘 달라붙는다?’ 편을 비롯해, 식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초등학생들이 특히 궁금해할 질문들로 구성했다. 지켜주지 않으면 멸종될지 모르는 식물 등 유익한 정보도 함께 담았다.


 ◇”식물아 고마워”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베이스 연주자로 십 수년간 음악인으로 살았던 임이랑은 불안한 시기, 식물을 통해 마음을 다잡으면서 식물애호가가 됐다. 이후 잡지에다 ‘식물이랑’ 코너를 연재하고 ‘아무튼, 식물’ 책까지 펴냈으니 ‘성공한 덕후’쯤 된다.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바다출판사)는 초보부터 현재까지, 5년 간 식물을 가꾸며 식물과 더불어 성장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식물에 대한 풋풋한 애정과 고마움, 길가와 여행지에서 만난 식물에 대한 기록 등 29편의 글이 실렸다.


 ◇”꽃가루로 범인을 잡는다” 꽃은 알고 있다 

퍼트리샤 월트셔의 회고록 ‘꽃은 알고 있다’(웅진지식하우스)는 25년간 300건 이상의 사건을 해결한, ‘법의학의 여왕’이 쓴 책이란 점에서 이채롭다. 월트셔는 살인사건 용의자 차량에 묻은 옥수수 꽃가루를 조사해달라는 경찰의 요청 때문에 50대의 나이에 법의생태학에 들어섰다. 타이어의 진흙, 신발 밑창의 꽃가루, 사체의 머리카락 등을 통해 강간, 납치, 은닉 등 수많은 강력 사건을 해결했다. 일흔이 넘은 나이까지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저자가 현미경을 통해 엿본 삶과 죽음의 비밀이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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