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거리에서 5일 한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나폴리=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이 조심스레 일상으로의 복귀를 노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ㆍ세계적 대유행) 주도권이 미국과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으로 넘어가면서 이제 통제에서 벗어나 자유를 되찾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수치가 그렇다 해도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닌 만큼 성급한 ‘출구전략’이 2차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등은 일부 사업체 및 학교 봉쇄 조치를 완화할 계획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전날 “26일까지 국가 비상사태를 연장한다”면서도 “부활절(12일) 이후 제조업과 건설업을 포함한 비필수적 업종의 운영 금지는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안젤로 보렐리 이탈리아 시민보호청장도 앞서 3일 “내달 16일까지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 사회적 활동을 재개하고 2단계 대응책을 시행할 수 있다”며 나라 전역에 내린 봉쇄령 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 역시 1일 “다음 주쯤 규제 완화 시기를 논의하겠다”고 공언했다. 유럽에서 처음으로 국경을 막았던 덴마크는 이미 지난주 봉쇄 완화를 시사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이 통제를 풀려는 것은 코로나19 기세가 확연히 누그러졌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이날 기준 스페인의 코로나19 신규 사망자는 지난달 26일 이후 가장 적은 674명을 기록했다. 유럽에 바이러스를 퍼뜨린 이탈리아도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난 정황이 뚜렷하다. 이날 새로 나온 사망자는 525명으로 지난달 19일(427명) 이후 최저치고, 감염 규모도 일주일 연속 4,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이나 확실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코로나19 특성상 언제든 감염이 폭증할 수 있어 이른 정상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다. 스테판 세이버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봉쇄를 풀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며 “지금은 집에 머무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FT에 말했다. 마르틴 로제 독일 뷔르템부르크대 교수도 “하루 5만건 검사는 8,000만명에 달하는 독일 인구를 감안할 때 불충분하다”면서 “제한적인 규제 완화는 자가 격리보다 더 큰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느슨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펼친 스웨덴에서 감염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점도 반례로 제시된다. 스웨덴은 상점 영업과 초ㆍ중학교 수업을 계속 허용하는 등 평소처럼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나 6일 현재 확진자 6,830명, 사망자 401명을 기록했다. 전날과 비교해 신규 사망 수치는 8%나 뛰었다. 이에 정부는 국민의 이동을 현재보다 강하게 통제하는 법안을 금주 중 의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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