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함 해보입시더!” “잘 모르시겠지만, 제 처가가 부산이다.“
부산에선 구호도 달랐다. 개인적 인연도 불려 나왔다. 6일 부산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더불어시민당 선대위는 ‘부산 맞춤형’ 호소에 공을 들였다. 앞서 4일과 5일 부산을 찾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의 ‘통합당의 PK(부산ㆍ울산ㆍ경남) 우세’ 강조를 의식한 듯 130석 규모의 지역구 전망도 내놨다.
민주당은 6일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공동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경기, 제주에 이어 3번째다. 건강 상의 문제로 지원 유세 참석을 자제해 온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부산 방문을 특별히 자처했다.
모두발언에 나선 이 대표는 작심한 듯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긴급재난지원금 확대 △공공기관 이전 등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이 대표는 “긴급재난 대책에 있어서는 소득과 관계 없이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한번쯤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총선이 끝나는 대로 당에서 면밀히 검토해 국민 전원이 국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자기확신을 가질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 약속 드린다”고 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문제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참여정부 때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 있었는데, 부산이 가장 잘 정착된 모범된 지역”이라며 “총선이 끝나는 대로 공공기관 이전 시즌2를 통해 정책을 확정 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선대위 회의가 끝나갈 무렵엔 추가 발언을 요청해 “당의 명운을 걸고 경부선 지하화를 추진해 부산을 대개조하는 사업으로 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심상찮은 PK 민심을 의식한 듯 참석자들은 거듭 각오를 다잡았다.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최동원 선수의 정신을 연신 강조했다. 1984년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마 함 해봅시다’라며 투수로 등판한 정신을 생각하며 쉽지 않은 부산 선거를 치르겠다는 각오다. 그는 “1991년 최동원 선수는 민주당 소속으로 부산 서구 시의원 후보로 나섰다 낙선했다”며 “바보 노무현 이전에 바보 최동원이 있었다”고 했다.
통합당에 대한 견제 메시지도 나왔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4일 부산에서 선대의 회의를 열고 “부산은 보수 텃밭”이라며 “언론에 보도되는 여론조사를 신경 쓰지 말라”며 집안 단속에 나선 바 있다. 이 대표는 “아직까지 경합지역이 많기 때문에 몇 석 얻는다고 말 못하지만, 우리가 원래 목표로 했던 130석은 무난히 확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견제했다.
이 대표와 더불어시민당 선대위는 열린민주당 비판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회의 초반 이 대표는 “셀럽이라는 명망가들, 지명도가 높고 사회적 신분이 높은 분들의 마당을 만들자고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만든 게 아니다”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자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상임선대위원장도 “20대 국회에서 민주당을 박차고 나간 국민의당은 오히려 보수정당과 손잡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드라이브를 발목 잡아 왔다”며 “열린민주당 역시 국민의당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이종걸 더불어시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열린민주당을 겨냥해 ‘유사품’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부산=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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