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대갈이’ 거친 ‘짝퉁’ 한국산 마스크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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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갈이’ 거친 ‘짝퉁’ 한국산 마스크 주의보

입력
2020.04.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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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 뛰어난 국산 인기 높아지며 

 중국 제조업체들 ‘포대갈이’ 성행 

 “최소 수량이라도 수출 허용해야”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 '한송'이 만든 KF94 보건용 마스크 '크린케어' 진품(오른쪽)과 가품. 포장지는 거의 흡사하지만 가품의 마스크 디자인이 조잡하고 이어밴드(귀고리) 모양도 다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무역업체를 운영 중인 A(61)씨는 최근 단골 거래선인 싱가포르 바이어(구매자) B씨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했다. B씨가 동남아시아의 한 무역상에게서 “한국산 마스크를 싼 값에 제공할 수 있는데, 거래하겠냐”는 제안을 받았다는 것. B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출이 금지된 한국산 마스크 거래 제안에 의심을 품었고 A씨에게 무역상으로부터 건네 받은 해당 제품 사진을 보내면서 진품 여부까지 의뢰했다. B씨에게서 해당 제품 사진을 건네 받은 A씨는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인 C사의 KF94 보건용마스크 진품과 유사했던 탓에 놀랐지만 포장지 안의 마스크를 보자, 이내 ‘짝퉁’(가짜)임을 확인했다. 정체를 드러낸 마스크의 디자인은 조잡했고 이어밴드(귀고리)도 진품과는 확연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A씨로부터 이런 사실을 들은 C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당사 제품과 거의 유사한 포장지를 사용한 가짜 마스크를 유통하는 사기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니 주의해 달라”는 공지문을 올렸다.

가짜 한국산 마스크가 해외에서도 등장하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 가짜 한국산 마스크를 거래하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세계적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진 가운데 품질이 뛰어난 한국산 마스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다. 대표적인 사례는 값싼 저가 마스크를 포장만 바꾸고 유통시키는 일종의 ‘포대갈이’ 수법이다. A씨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가짜 한국산 마스크로 한 몫 챙기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번에 등장한 가짜 마스크도 중국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와 관련, 최근 네덜란드에선 품질 미달의 중국산 마스크 수 십 만장을 반품한 바 있다. A씨는 “포장지를 감쪽같이 만든걸 보니 대량 생산 준비까지 마친 것으로 보인다”며 “돈만 벌 수 있다면 가짜란 사실을 알고도 거래하려는 바이어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국산 마스크의 수출길이 닫혀 있는 한 ‘포대갈이’를 거친 가짜 한국산 마스크를 해외에 유통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문제는 가짜 한국산 마스크의 범람은 국내 마스크 제조업계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한글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은 가짜 제품의 포장지만 보고 한국산 마스크로 오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어 품질에 문제가 생길 경우 발생 가능한 소비자 분쟁으로 국내 기업이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나 국가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KF94 마스크의 우수성이 전 세계에 알려진 덕에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해외에서 계속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가짜 마스크가 악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걱정했다. 그는 “한국산 마스크가 해외에 조금이라도 풀리면 가짜 마스크의 설 자리가 사라진다”며 “정부가 국내 공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최소한의 수량만이라도 마스크 수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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