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리그 챔피언십의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WBA)이 최고 경영자(CEO) 급여 100% 삭감과 더불어 경영진 중심의 임금 대폭 삭감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조치다. 직원 임시 해고·임금 삭감 통보로 비판을 받고 있는 1부리그 프리미어리그(EPL)의 리버풀·토트넘과는 상반된 조치다.
5일(현지시간) WBA의 CEO인 마크 젠킨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클럽은 지금 멈춘 상태고 수입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클럽의 운영 비용은 여전히 그대로 지출해야 한다. 그 중 대부분은 인건비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저는 제 임금의 100%를 삭감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다른 경영진 역시 임금의 상당 부분을 삭감하겠다고 제안해왔다”며 경영진 중심의 임금 삭감을 발표했다.
이어 젠킨스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직원들에 대해서 임시 해고 조치도 고려했지만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지금의 결정이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직원도 임금 삭감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확실히 약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직원 임시 해고 조치와 일방적인 직원 임금 삭감 통보로 비판을 받고 있는 리버풀·토트넘과 비교되는 조치다. 앞서 리버풀은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직원들을 임시 해고한다고 발표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리버풀은 임시 해고된 직원들에게도 임금 100%를 보장한다고 밝혔지만 80%를 정부 지원금에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영국 BBC와 인터뷰한 익명의 리버풀 직원은 “리버풀은 구단 직원들을 가족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난 (이번 조치로 인해)전혀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라면서 “정부의 지원 정책은 재정적으로 힘든 구단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빅클럽인 리버풀을 비판했다.
토트넘도 지난달 3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임직원 550명의 4~5월 임금의 20%를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임금은 정상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센 역풍을 맞았다. 토트넘 직원들은 임금 삭감에 대한 소식을 발표 30분 전에 이메일로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져 더 큰 비판을 받았다.
WBA는 현재 챔피언십 1위 리즈와 승점 1점차로 2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1부리그 승격이 유력했지만 코로나19로 불투명해졌다. 이렇게 불안한 상황임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나선 WBA에 팬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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