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라는 국제 투자은행(IB)과 전문연구소 등의 전망이 계속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경제 충격파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2분기 이후 기대하는 빠른 경제 회복 전망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탓이다. 국제통화기금(IMF)ㆍ경제협력개발기구(OECD)처럼 대형 기관들은 비교적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경제 피해가 가시화하면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월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IB와 경제분석기관 등의 11개 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0.9%였다. 노무라증권(-6.7%) 같은 극단적 전망치를 제외해도 평균은 마이너스(-0.3%)다.
반면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3월 중순까지 9개 주요 IB가 전망한 한국의 연간 성장률은 0.9%, 전 세계 성장률은 0.6%였다. 불과 2주 사이에 평균 전망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셈이다.
이는 IB 등 민간 연구기관이 최근의 악화한 상황에 맞춰 성장률 전망을 단기로 꾸준히 수정해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형 국제기구에 속하는 OECD가 가장 최근 발표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아직 2.0%를 유지하고 있다.
또 대형 경제예측기관이 IB나 기타 기관에 비해 코로나19 영향을 보수적으로 평가해 내놓는 것도 영향이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코로나19가 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비교적 최근인 3일에 발표했음에도 한국의 성장률은 1.3%, 아시아 46개 회원국은 2.2%로 전망했다. ADB는 다만 “공급 및 자금흐름의 중단이나 사회ㆍ금융위기의 가능성, 보건ㆍ교육의 장기영향 등은 배제한 수치이기에 코로나19의 영향이 과소평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이후 경제전망을 업데이트하지 않은 IMF는 4월 중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악화된 상황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3일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역사상 전 세계가 이렇게 멈추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코로나19의 유행으로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경제 위기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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