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 특경법상 사기 혐의 수사 
 연구용역 수행하며 허위 연구원 올려 
 인건비 등 수년간 수백 차례 빼돌린 혐의 
지방공기업평가원 로고.

행정안전부 산하 지방공기업평가원 소속 고위 간부 2명이 정책 연구용역을 수주한 뒤 허위로 연구원을 등재해 약 15억원의 인건비를 빼먹다 구속됐다. 윤리경영을 핵심 가치로 내걸고 지방공기업을 평가하는 법정 기관의 오래된 비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5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수석전문위원이자 경영평가실장 출신인 K씨와 투자분석센터장 등을 지낸 J씨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최근 구속했다.

사정당국과 평가원 측에 따르면, K씨와 J씨는 평가원에서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기관, 공기업 등이 발주한 연구용역을 수행하면서 수년에 걸쳐 외부인사 등을 허위로 프로젝트 참여 연구원으로 등록시킨 다음 인건비 명목으로 수백 만원씩 수백 차례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빼돌린 연구비는 15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씨 등은 가짜 연구원 명의로 급여 등 인건비를 받아 챙기거나 허위 연구원에게 급여를 이체한 뒤 되돌려 받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올해 2월 K, J씨의 비리 단서를 포착,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평가원 청사를 압수수색했으며, 기획운영실장인 A씨 등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고 연구용역 수행 체계와 보고 절차 등에 대해 진술했다고 사건 관계인 등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범행 수법과 그 기간 등 구체적인 수사 내용 등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K, J씨 혐의 외에 다른 인사들의 동종 범죄와 윗선의 관여 여부 등도 아울러 살필 것으로 보인다. 거액의 연구사업 사기 행각이 뒤늦게 적발되면서 K씨와 J씨는 모두 파면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원 주변에서는 연구용역의 허술한 관리ㆍ감독 체계가 부른 예견된 사고라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책임연구원이 연구용역을 수행하면서 필요한 외부 연구원을 등록할 때 이사장에게 보고하고 자격 서류까지 제출하긴 하지만 허위 등재까지 의심하진 않았다”며 검증 절차가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따라 전ㆍ현직 이사장들도 관리ㆍ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992년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지방공기업평가원은 2016년 지방공기업법 개정에 따라 법정 기관화된 기관으로, 전국 400여개 지방공기업의 경영평가와 추진 사업 타당성 검토, 정책연구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 행안부 산하 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