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연합뉴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값이 약 10개월 간의 상승세를 끝내고 하락 전환한 것과 달리, 전세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꾸준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인데, 올해 하반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전세 수요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커 당분간 전셋값 상승은 지속될 거란 전망이 높다.

◇매매와 달리, 안 떨어지는 전셋값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난달 30일 기준)은 전주 대비 0.02% 떨어졌다. 지난해 7월 첫째 주 상승세가 시작된 이후부터 39주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반면 아파트 전세가격은 0.03% 올랐다. 상승폭이 전주 대비 0.01%포인트 낮아졌지만, 서울 전셋값은 매매시장과 달리 보합 국면 없이 벌써 39주 연속 상승 중이다.

전셋값이 크게 오른 지역도 있다. 구로구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지난주 0.07% 상승했다. 전주 보다 0.04%포인트 오른 수치다. 실제 개봉동 한마을아파트 전용면적 84.57㎡은 지난달 21일 3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약 2년 전보다 1억원이 오른 가격이다. 이 아파트의 전세 호가는 현재 4억원 수준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의 A씨는 “경기 광명뉴타운 사업이 본격화되며 이주 수요가 개봉동으로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용산구와 광진구, 강동구 전셋값 또한 지난주 0.04% 오르며 전주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ㆍ전세 현황. 그래픽=강준구 기자
◇서울 전셋값, 더 오를 듯

전세 매물은 점차 귀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 동향지수는 전주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107.0을 기록했다. 수급동향은 100을 기준으로 값이 높을수록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양천구와 구로구 등이 포함된 서울 서남권은 같은 기간 2.6포인트 급등해 107.6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은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거나 신축 및 역세권에 위치한 인기 아파트 대단지, 그간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낮았던 단지 위주로 매물 부족현상 보이며 전셋값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셋값은 더 오를 전망이다. 공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상물량(2만3,217가구)은 올해(4만2,173가구)의 55.1%에 불과하다. 지난해 12ㆍ16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및 양도소득세가 강화되면서, 분양 받은 아파트에 전세를 놓지 않고 입주하는 집주인도 늘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전세난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1순위 지역우선 거주자격도 1년에서 2년 이상으로 강화되면서 세입자로 거주하려는 분양 수요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주택 서민은 걱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살림은 어려워지는데, 주거비용은 계속 늘어나는 탓이다. 서울 서대문구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 중인 김모(30)씨는 “만기가 얼마 안 남은 보험을 해지해 2년 전보다 5,000만원 오른 가격에 지난달 1억5,000만원으로 전세를 재계약 했다”고 토로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코로나19로 미뤄진 연초 결혼 수요가 하반기에 집중되면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집을 구매하지 않고 관망하면서 임대로 거주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떨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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