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온라인 강의 만족도 7% 불과… 학생들 “등록금 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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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온라인 강의 만족도 7% 불과… 학생들 “등록금 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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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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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 1인 제작·기존 영상 재탕… 사이버대 강의 비해 질 너무 떨어져 

 코로나대학생119 “학습권 침해” … 사립대생 550명 환불 신청서 제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로 4월 중순까지 모든 강의를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기로 한 연세대가 올해 1학기 중간고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모습. 연합뉴스

“그 수준의 강의라면 대학이 등록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일 곽영일 세종사이버대학 국제학과 교수는 “대학이 온라인 강의하니까 학생들이 ‘우리가 사이버대학 다니냐’고 하던데, 그건 사이버대 강의를 못 들어봐서 하는 말”이라면서도 이같이 지적했다. 애초부터 온라인 강의를 해온 사이버대와 일반 대학의 온라인 강의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어 “일반 대학생들의 답답한 심경을 이해한다”고도 그는 덧붙였다. 그는 모 대학의 ‘온라인 수업’ 요청에도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을 강의물이라고 내보낼 수는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학의 온라인 강의가 장기화되면서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도 커지고 있다. 대학생단체인 코로나대학생119는 지난 1일 온라인 강의로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50여개 사립대학 재학생 550명의 등록금ㆍ입학금 환불 신청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전달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한 초유의 결정임을 감안해도 현재 국내 대학들의 온라인 강의 수준은 사이버대와 비교해 확연히 떨어진다는 평가다. 서울디지털대학 강의 경력이 있는 방민호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는 “1학점당 수업은 25분 내외이긴 하지만 사이버대학은 사전제작을 통해 수업물 완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제작 과정부터 차이가 크다. 김상범 세종사이버대 기획처장은 “3학점짜리 과목 한 학기 수업물을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이 3,000만원선”이라고 말했다. 지도 교수가 16주 수업안을 제출하면, 교수설계 전문가가 이를 영상에 맞는 형식으로 수정하고, 전문 디자이너가 수업에 필요한 시각물을 만든다.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과 편집을 맡아 제작 인원만 담당 교수를 제외하고도 5, 6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국내 사이버대 등록금은 대략 1학점 당 8만원선으로 한 학기 18학점 수업을 들으면 144만원이다.

코로나대학생119 회원 등이 1일 서울 여의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앞에서 '대학생 550명 입학금, 등록금 환불신청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 피해를 대학이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입학금, 등록금 환불과 대학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뉴스1

이에 반해 일반대학의 온라인 강의는 대개 교수가 혼자 제작하거나 기존 영상을 재탕하기 일쑤다. 실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지난달 18일~31일 대학생 6,26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존 학교 강의 수강사이트에 있던 동영상ㆍ녹취 파일을 청취했다’는 의견이 82.2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실시간 원격 강의를 들었다(48.1%)는 대답과 △대체 과제물을 제출했다(46.4%)는 대답(중복선택)이 비슷한 비율로 나왔다. 강의 만족도는 처참한 수준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의 같은 설문조사에서 단지 6.8%(347명)만이 온라인 수업에 만족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으로 대학이 추가 지출한 비용은 인터넷 서버 비용과 화상회의 플랫폼 이용료, 교수가 온라인 수업 장소로 연구실을 쓸 경우 방역비 정도다. 1학점 당 50분 강의라지만, 한 학기 등록금 335만5,000원(지난해 전국 대학 평균 등록금)을 내고 듣는 강의로는 질이 떨어진다는 게 학생들의 호소다. 배준호(26)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학생은 “제대로 된 교육자라면 이런 상황에서 학교와 싸워 학생들에게 학비를 돌려줘야 할 텐데, 그런 교육자는 없고 대학은 어떻게든 휴교를 막아 등록금을 돌려주지 않으려는 궁리만 한다”며 “우리 사회가 대학생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잘 보여주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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