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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과 함께 ‘노후 안전판’으로 불리는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지난해 200조원을 돌파했다. 은행 예금 금리보다 낮은 ‘쥐꼬리’란 비아냥을 샀던 연간 운용수익률은 증시 호황에 힘입어 전년 대비 2배 넘게 뛰었지만 여전히 2%대에 그쳤다. 올해는 제로금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다시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의 ‘2019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21조2,000억원으로, 1년 전(190조원)보다 31조2,000억원(16.4%) 불었다. 2016년부터 최근 4년 동안 퇴직연금 적립금은 매년 10%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퇴직연금으로 노후 준비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다, 금융사 간 치열한 수수료 인하 경쟁도 시장 성장에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퇴직연금은 유형별로 크게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ㆍ기업형 개인퇴직연금(IRP) 포함) △개인형 IRP로 구분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DB가 138조원(62.3%)으로 가장 많고 DC가 57조8,000억원, 개인형 IRP는 25조4,000억원이었다. 운용 방식에 따라서는 원리금 보장형과 실적 배당형으로 나뉘는데, 가입자 대부분은 원리금 보장형을 선호하고 있다. 전체 적립금 중 198조2,000억원(89.6%)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쏠려있다. 원리금 보장형은 예ㆍ적금 비중이 크고, 실적 배당형은 펀드나 실적배당 보험상품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퇴직연금 적립금 및 수익률 추이/ 강준구 기자

퇴직연금의 지난해 연간 운용수익률은 2.25%로 전년(1.01%)보다 1.24%포인트 상승했다. 수익률이 2%대에 진입한 것은 2015년(2.15%) 이후 4년 만이다. 원리금 보장형은 수익률이 1.77%에 그치며 은행 정기예금 금리(연 1.6%)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 반면, 실적 배당형은 6.38%의 수익을 내며 전체 수익률 상승을 이끌었다.

이는 지난해 주식시장 상승 덕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히 글로벌 증시와 해외 채권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해외펀드가 실적 배당형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렸다”고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7.67% 오르는 동안 글로벌 증시는 26.83% 증가했다.

다만 이 같은 수익률 호황이 올해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진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이 바닥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퇴직연금 수익률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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