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희망공약’ 접수 결과 1304건 중 코로나 관련 112건 1위

수도권은 입시 등 교육 문제 집중… 지방에선 출산 지원금 등 제안

4·15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의동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후보자 공보물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의 각 자치구에 전염병에 대비해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예비 방역팀’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전쟁이 나면 동원되는 예비군처럼요.”

21대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은 ‘가장 원하는 공약’으로 마스크 지원과 긴급 경제지원, 전염병 방역 강화 등을 꼽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그 만큼 크다는 뜻이다. 여야의 코로나19 대처가 결정적으로 표심을 가를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총선을 앞두고 올해 2월 19일부터 3월 27일까지 ‘유권자가 제안하는 우리나라 희망 공약’을 받은 결과, 전국에서 1,304건이 접수됐다. 서울 339건, 경기 302건, 부산 115건, 인천 73건, 대구 67건 등이었다. 여야 정치권은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대형 사업 혹은 거대 담론이 담긴 정책들을 공약했지만, 유권자들은 ‘생활 밀착형 미세 공약’을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1,304건 중 신종 코로나 관련 공약이 112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바이러스 전파에 취약한 노래방과 소규모 음식점을 의무방역 시설로 규정하되 지방자체단체에서 재원을 대자는 제안, 주민센터에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매달 1인당 마스크 10개를 지원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코로나19 공약 다음은 교육(69건)과 일자리(66건)였다. 이어 대중교통(58건), 저출산(51건) 등의 순이었다. 정치개혁, 사법개혁 같은 공약은 수위에 들지 못했다.

수도권 유권자들의 관심은 교육 문제에 집중됐다. 복잡한 대학입시제도를 단순화 해달라는 제안, 입시컨설팅을 공교육 틀 안에서 해결해 달라는 제안 등이 접수됐다.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담임 교사들에게 좀 더 세심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일자리 문제는 수도권과 지역의 결이 달랐다. 서울과 경기에서는 청년과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일자리 대책이, 이외의 지역에서는 중ㆍ장년층과 노인층의 재취업 문제가 화두였다. 출산 지원금 확대와 육아휴직 강화 등 저출산 대책과 관련된 제안들도 쏟아졌다. 육아휴직 급여의 소득대체율을 높이거나, 난임 시술에 대한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제안이 잇따랐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출산 및 육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3040세대들이 많아 이들의 요구가 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 상승에 시달리는 수도권에서는 부동산 공약도 많이 제시됐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청년과 신혼부부 중심인 점을 감안, 1인 가구 및 중ㆍ장년 무주택자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왔다. 도로안전 공약도 눈에 띄었다. 특히 초등학교 앞 교통 안전 강화와 음주운전 처벌 강화 요구가 많았다. 음주운전 전력자들이 대거 총선 공천을 받은 것과 대비된다.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과 관련, 성범죄처벌 형량을 강화하고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을 강화해 달라는 제안도 나왔다.

선관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과거와 달리 보건ㆍ안전 분야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가장 컸다”며 “소상공인 지원, 일자리 문제 등도 많이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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