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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대세로 굳어가는 온라인 부활절 예배ㆍ미사

입력
2020.04.0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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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 역사상 첫 결정”… 천주교 교구들도 잇달아 동참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예배가 열리고 있다. 이날 온라인 예배에는 80여명의 목회자와 20여명의 찬양대원 등만 참석했다. 뉴스1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예배가 열리고 있다. 이날 온라인 예배에는 80여명의 목회자와 20여명의 찬양대원 등만 참석했다. 뉴스1

온라인 중계가 부활절 예배와 미사 방식의 대세로 굳어가는 분위기다. 정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보조를 맞추기로 한 개신교 대형 교회와 천주교 교구들의 동참이 잇따르면서다.

국내 최대 규모 개신교회인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4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2일 부활절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이 교회 이영훈 담임목사는 “교회 공동체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한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부활절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기로 결정했다”며 교인들에게 “가정에서 경건하게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는 예배에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 교회는 ‘종려주일’ 예배와 6ㆍ11일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기독교에서 종려주일은 부활절 직전 주일을 가리킨다. 예수가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많은 사람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환영했고, 여기서 명칭이 유래했다. 이후 십자가 죽음으로 가는 고난 주간이 시작된다.

역시 초대형 교회인 서울 압구정동 소망교회의 김경진 담임목사도 이날 목회서신을 통해 이달 말까지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교인들에게 알렸다. 김 목사는 서신에서 “부활주일만큼은 문을 열고 부활의 기쁨을 나누고 싶지만,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예배당 안에 많은 이들이 함께 모이기 어려울 것 같고, 혹시 부활생명을 나눈다고 모인 자리에서 감염이 일어난다면 이 사회뿐 아니라 주님께도 면목 없는 일이 될 것 같다”며 “부활절 온라인 예배 헌금을 ‘사회적 약자와 작은 교회 돕기’에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천주교도 대부분 교구가 부활절 미사를 신자 없이 치르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16개 교구 중 서울, 대구, 대전, 인천, 수원, 원주, 의정부, 안동, 전주, 군종 등 10개 교구가 신자 참여 미사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이날 춘천, 청주교구가 대열에 가세했다. 광주, 부산, 마산, 제주 등 남은 교구 4곳도 조만간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교구 사제단 일부만 참석한 상태에서 부활절 미사를 진행하되 이를 방송이나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날 서울시가 집회금지명령을 어긴 혐의로 지난주 일요 예배 참석자들과 집회 주도자를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힌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앞으로도 계속 현장 예배를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회 담임목사는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최근 경찰에 구속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 전광훈 목사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종교 집회는 집단 감염의 요인 중 하나”라며 “코로나19가 안정기로 들어서느냐 다시 확산하느냐 중대한 고비인 지금 이 시기만큼은 온라인 예배나 가정 예배 등의 방법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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