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반 넘도록 병원 신세
기침, 가래 등 아직 상태 안 좋아… 최초 감염원은 여전히 오리무중
대구시민들이 폐쇄명령서가 붙은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 지역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인 31번 확진자(61)가 병원 생활 한 달 보름이 넘도록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국내 최장기 신종 코로나 입원자다.

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월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31번 환자는 이날 대구의료원 음압병상에 입원한지 46일째를 맞고 있다. 전국적으로 완치자가 늘고 있으나 이 환자는 수 차례 진단검사에서 여전히 양성 판정을 받았고, 가래나 기침 등 증상도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종 코로나는 평균 14.7일이면 치료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환자 특성에 따라 31번 환자처럼 한 달이 넘도록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완치 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다소 특이한 사례인 것으로 보고 있다.

퇴원이 늦어지면서 31번 환자의 병원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음압병실의 하루 사용료가 60여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입원비와 약, 치료비 등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3,000여만원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가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신종 코로나 검사와 격리, 치료에 필요한 비용을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31번 환자도 다른 확진자처럼 무료다.

31번 환자는 지난 2월 9일과 16일 대구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했다. 슈퍼 전파자로 지목되기도 한 그는 2월6일 오후 10시30분쯤 교통사고를 당해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한 뒤 17일 퇴원했다. 병원에 입원 중이었지만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고, 2월 15일 동구 한 호텔 뷔페에서 지인과 같이 식사를 하기도 했다. 또 같은달 1일 청도의 찜질방과 대구 남구 커피숍도 다녔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청도대남병원 전경.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그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들도 제기됐다. 당초 새로난한방병원에서 신종 코로나 의심증상을 보여 수 차례 검사를 권유했지만 환자가 검사를 거부했다거나,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이 열린 2월 초 청도대남병원에 다녀갔다는 등 수많은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그는 자신도 피해자 중 한 명일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검사를 거부한 적도 없고, 오히려 수성구보건소를 방문해 검사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청도대남병원에 간 적도 없는데 손가락질을 받았고, 내가 집단 감염의 주범이라는 지적은 억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입원 후 교회에서 예배를 2번 본 것과 ‘아플 땐 잘 먹어야 한다’는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한 것이 전부”라며 “일반 신도에 불과한데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을 어떻게 알 수 있겠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최근 신천지 신자 가운데 31번 환자보다 먼저 발병한 신자가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김신우 대구시감염병관리지원단 단장은 “31번 환자는 아직 대구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진단 검사를 통해 음성이 나오지 않았고, 증상도 여전히 좋지 않아 퇴원 예정일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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