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00만명을 넘었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3개월 만이다. 최근 일주일 사이 감염이 두 배나 증가하는 등 폭증세가 지속돼 ‘팬데믹(pandemicㆍ세계적 대유행)’의 변곡점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더 우려스럽다.
AFP통신은 2일(현지시간) 자체 집계를 기반으로 전 세계 188개국에서 100만36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고 5만1,718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확진 50만명을 돌파한 이후 100만명이 되기까지 딱 일주일이 걸렸다. 90만명에서 100만명이 되는 데는 하루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현재로선 감염 공포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 미 CNN방송은 “코로나19의 꼭지점이 언제일지 불확실하다”며 “한국 등 일부 국가는 증가세가 꺾였지만 대체로 ‘두 번째 (감염) 물결’이 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나라마다 확진자 분류 기준이 다르고 바이러스 검사 역량도 천차만별인 점을 감안할 때 실제 감염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공중보건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감염이 급속도로 퍼져 불안감을 한층 키우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1,074명 증가한 7,910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는 300명에 육박한다. 공공보건 체계가 아예 무너질 수 있다는 징후마저 감지되고 있다. 이날 리우데자네이루시 당국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최소 빈민가 6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보건부는 치과의사와 수의사 등 보건분야 14개 직종 종사 인력을 반강제적으로 동원해 의료 공백이 심각한 지역에 배치할 계획을 세웠다.
13억 인구 대국 인도에서도 확산세가 가파르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3일 현재 인도의 코로나19 사망자는 56명, 감염은 2,301명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의료진 감염 사례도 최소 5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TV연설에서 “코로나19가 드리운 어둠에 대항하기 위해 5일 오후 9시 국민 모두 촛불을 켜자”며 단합을 호소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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