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거리를 늘린 BMW i3를 마주했다.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는 하지만 ‘순서 상’ BMW i3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도약’에 큰 역할을 하게 된 차량이다. 실제 BMW i3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일종의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았고, ‘시대적으로’ 수많은 도전자들의 데뷔를 유도한 모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이후 BMW i3의 제한된 주행 거리는 어딘가 아쉬운 요인으로 느껴졌고, 어느새 1회 충전 시 40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제시하는 ‘전기차’의 연이은 등장으로 인해 그 존재감도 조금씩 옅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행 거리를 복합 기준 208km까지 확장한 BMW i3를 다시 마주하게 됐다. 약간의 여유를 더한 BMW i3는 과연 어떤 가치와 매력을 제시할 수 있을까?

BMW i3는 보닛을 짧게 하고 배터리를 차체 하단에 적재해 전고를 높인 ‘전형적인 전기차’의 형태를 하고 있다.

실제 BMW i3는 4,010mm에 이르는 전장과 각각 1,775mm와 1,575mm의 전폭과 전고를 통해 ‘컴팩트 EV’의 프로포션을 제시한다. 여기에 2,600mm의 휠베이스를 확보했다. 참고로 전체적으로 쉐로베 볼트 EV보다 살짝 작은 체격이다. 여기에 배터리를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300kg에 불과한 비교적 가벼운 공차중량을 갖춰 눈길을 끈다.

BMW i 디비전의 감성을 제시하다

BMW i3의 핵심은 단순히 BMW가 제시하는 전기차라는 것 외에도 BMW의 전동화 브랜드 ‘i’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선도한다는 것이다.

실제 BMW i3의 데뷔 이후 등장한 BMW의 다양한 전기차들은 모두 i3를 떠올리게 하는 여러 디자인 요소를 제시하고 있으며, 색상 구성이나 디테일한 연출 등에서도 동질감을 떠올리게 한다. 덕분에 향후 BMW i의 디자인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무척 오랜만에 마주한 BMW i3지만 특유의 디자인과 ‘색상의 조합’이 여전히 이목을 끄는 모습이다.

기존의 I.C.E(Internal Combustion Engine) BMW에 비해 한층 온순하면서도 깔끔한 유니스타일의 디자인이다. 실제 헤드라이트의 실루엣이나 바디킷도 단조롭게 다듬어졌고, 브랜드를 대표하는 키드니 그릴은 그 형태에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푸른색을 통해 전동화의 감성을 제시하는 ‘그래픽의 요소’로만 활용되는 모습이다.

BMW i3의 측면 디자인은 보닛 앞쪽부터 상승하는 A 필러와 차체 끝까지 길게 이어지는 루프 라인을 기반으로 ‘실내 공간의 여유’를 한껏 강조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캐비닛 타입의 도어 방식을 적용해 이채로움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트림에 따라 19인치 혹은 20인치 휠이 장착된다.

후면 디자인은 앙증 맞은 장난감을 보는 듯 하다. 트렁크 게이트 천제를 고광택의 패널로 꾸몄고 평면적으로 그려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더해졌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형태는 i8와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귀여움’이 돋보여서 이색적이다. 참고로 트렁크 게이트에는 i3와 eDrive 엠블럼이 더해졌다.

소재에 대한 고민을 담은 BMW i3

BMW i3의 실내 공간은 공간의 구성이나 디자인, 그리고 공간의 여유를 떠나 ‘그 소재’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돋보인다. 실제 BMW는 i3의 실내 공간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고, 이를 이채롭게 연출해 시각적인 만족감과 BMW i 브랜드만의 감성을 명확히 제시한다.

우드패널과 재활용 소재 등을 조합해 마련한 대시보드와 팝업 스타일의 디스플레이 패널 및 디지털 클러스터를 제시해 미래적인 이미지가 돋보인다. 이와 함께 깔끔하고 세련된 스타일이 돋보이는 스티어링 휠과 i3만을 위해 디자인된 독특한 다이얼 타입의 기어 시프터를 마련해 감성적인 만족감을 한껏 높인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경우에는 그리 우수한 수준은 아니지만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블루투스, 라디오 및 차량 설정 및 차량 정보 전달 등 다양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실 생활에서의 만족감’은 충분히 확보된 모습이다. 이와 함께 iDrive를 통해 ‘기능의 사용’에서도 한층 우수한 편의성을 제시한다.

BMW i3의 실내 공간은 브랜드의 고민이 느껴진다. 차체의 제한적인 구조로 인해 비교적 전고를 높여 탑승자의 여유를 더하는 모습이다. 시트의 만족감이 그리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분명 합리적인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며, 오랜만에 마주한 수동 조작 레버 등이 무척이나 이채로운 부분이다.

이어지는 2열 공간의 경우에는 나름대로의 노력이 이어졌다고는 하지만 만족스러운 여유를 누리기엔 어려운 모습이다. 실제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다소 협소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대신 시트의 형태나 디테일 등에 있어서는 브랜드의 ‘가치’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덧붙여 공간이 아쉽지만 컵홀더를 통해 ‘기능’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편 BMW i3의 체격, 그리고 구성의 한계가 있는 만큼 적재 공간은 그리 여유롭지 않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열어 보면 260L에 불과한 공간을 마주할 수 있다. 대신 2열 시트를 접을 때에는 최대 1,100L까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또 보닛 아래에도 추가적인 적재 공간을 마련했기에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더해진 약간의 여유, 그리고 BMW의 가치

BMW i3는 환산 시 170마력과 25.5kg.m의 토크를 내는 125kW급 전기 모터를 후륜 쪽에 장착하고 기존 대비 충전 용량을 94Ah까지 높인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7.2초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1회 충전 시 208km의 주행 거리(복합 기준/ 도심: 225km, 고속: 187km)를 확보했다. 성능이나 주행 성능 등에서는 시장의 경쟁 모델에 우위를 점하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주행 거리에 있어서는 시장에서의 경쟁 모델 대비 빈약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기면 전기차 특유의 다소 높은 시트 포지션이 느껴지고, 또 BMW i3만의 전기차 감성을 제시하는 요소들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독특한 사용법과 질감을 제시하는 기어 다이얼을 조작해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곧바로 전기차 특유의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가속 성능에 있어서는 비교적 우수한 전기 모터, 그리고 가벼운 공차중량 덕분에 충분히 탁월하고 출중하다. 즉각적인 가속력이 전해지는 만큼 일상적인 주행, 특히 도심 속에서 탁월한 민첩성을 보장하는 모습이다.

안전 최고속도가 150km/h로 제한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성능에 있어서는 충분히 답답하지 않을 정도로 구성되어 있어 주행의 가치가 한껏 돋보인다.

그러나 주행을 이어가면 다소 ‘기호의 차이’가 극명히 드러난다. 실제 BMW i3의 경우에는 주행 거리 확보 및 주행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엑셀러레이터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강하게 저항이 걸리며 ‘배터리 충전’에 집중한다.

전기차의 효율성을 위한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부분이다. 게다가 다른 차량처럼 ‘저항의 정도’를 운전자가 조절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또 아쉬움이 느껴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분명 주행 거리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주행의 질감에서는 쉐보레 볼트 EV, 닛산 2세대 리프 등과 함께 정상급의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다소 크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조향에 대한 반응이나 조향 직후 차량이 움직이는 질감 등에 있어서는 감히 최고 수준의 모습이다.

게다가 19인치, 그리고 최대 20인치까지의 휠이 장착되기 때문에 노면에 대한 대응이나 운전자의 의지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모습이다. 다만 20인치 사양의 경우에는 ‘승차감의 부담’이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좋은점: 군더더기 없는 패키징, 그리고 매력적인 드라이빙

아쉬운점: 그럼에도 불안한 주행 거리, 다소 불편한 승차감

심리적 벽을 마주한 안정감, BMW i3

BMW i3가 배터리를 확장하며 주행 거리를 더하고, 고유의 매력을 한층 강조한 모습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300km를 채우지 못하는 주행 거리는 내심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실제 경쟁력을 그렇게 끌어 올렸다던 ‘리프’마저도 주행 거리의 아쉬움을 지적 받고 있는 만큼, BMW i3 역시 여러 매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행 거리는 ‘단점’에 머무를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다만 그 외의 것을 고려한다면 여전히 매력적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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