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장학생으로 선정되면 대학교 졸업 때까지 받을 수 있어

견문 확대 위한 해외탐방 실시… 취업, 창업돕기 프로그램 운영

진규동 한국도로공사 부사장(앞줄 가운데)이 지난해 12월 고속도로 장학금을 수여한 뒤 장학생 및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올해로 7살이 된 A양은 태어난 지 2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었다. 지난 2013년 3월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때문이었다. 갑자기 집안의 가장이 된 어머니는 경제활동을 해야 했지만 A양이 너무 어려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고, 외가의 도움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A양 가족에게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생계보조비 100만원을 지원했다. 원래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는데, 작년부터 방침을 바꿔 학생이 아닌 영유아에게도 생계보조비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A양이 향후 학교에 진학하면 단계별로 그에 맞는 장학금도 매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학생 선정되면 졸업 때까지 지원

도로공사는 1996년 자체 출연해 ‘고속도로 장학재단’을 설립한 뒤, A양처럼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자의 자녀, 혹은 사고로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기존 1~3급)이 된 본인이나 자녀가 그 대상이다.

이렇게 도로공사에서 장학금 및 생계지원금을 받은 이는 지난해 231명을 포함해 총 5,842명, 누적 지원액은 약 87억원에 이른다. 처음에는 고등학생만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했지만, 2018년부터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확대했고 지난해 이후에는 학교를 다니지 않는 영유아나 신생아 가족에게까지 생계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경제 수준에 따라 대학생은 300만~500만원, 고등학생은 300만~500만원, 영유아는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고속도로 장학생 글로벌 비전 힐링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싱가포르국립대(NUS) 학생들과 팀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고속도로 장학재단의 특징은 한 번 장학생으로 선정되면 계속해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장학금 신청을 매년 해야 하긴 하지만, 기존 수혜자들에게 신청 알림 메시지를 보내주기 때문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대학생 중 휴학을 하는 학생에게는 장학금 지급이 어렵지만, 휴학이 없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는 계속해서 받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A양이 휴학을 하지 않는다면, 6세였던 지난해부터 학부를 졸업하는 22세까지 17년 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신규 장학생을 뽑기 위한 노력도 꾸준하다. 장학금 신청 기간이 되면 도로공사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리는 것은 물론, 장학재단 홈페이지에도 장학금 안내문을 게시하고 각 학교에도 공문을 보낸다. 도로공사만의 특징을 살려 전국에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관련 안내를 보낸다.

◇고속도로 의인상도 제정

단순히 경제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장학생들의 자립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운영중인 ‘스탠드업(Stand up)’ 프로그램은 장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 및 창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도로공사는 이를 통해 전문가를 초빙, 취업을 준비하는 장학생들에게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 면접 등 취업컨설팅을 진행했다. 또 창업 희망 장학생에게는 사업계획서 작성을 돕는 것은 물론, 창업 자금까지 지원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특히 창업을 준비하는 장학생들이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장학생들의 견문 확대를 위해 ‘글로벌 비전 힐링캠프’라는 이름으로 해외탐방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장학생 18명이 선발돼 싱가포르에 있는 혁신기업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학생들은 미션 수행 등 팀 단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싱가포르국립대 학생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전문 심리상담사가 캠프에 동행하며 학생의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진로ㆍ학업 등 다양한 주제로 상담을 갖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본부에서 열린 ‘고속도로 의인상’ 시상식에서 이종태(왼쪽)씨가 고속도로 의인상과 포상금을 수여 받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도로공사의 사회 공헌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도로공사는 2018년부터 ‘고속도로 의인상’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시민의식을 발휘해 타인의 생명을 구하거나 2차 사고를 방지하는 등 고속도로 안전에 기여한 개인 및 단체에 주어진다. 지난해까지 의인 총 17명을 선정해 6,3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올해부터는 9월에 진행되는 정기 포상과 함께 상시 포상 제도도 도입했다. 그 덕분에 지난 2월 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 화재사고 당시 주변 사람들과 찌그러진 승용차 뒷좌석 문짝을 뜯고 갇혀 있던 아이를 구출한 이종태(44)씨에게 의인상이 적기에 수여될 수 있었다. 이씨에게 구조된 아이는 현재 가족들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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