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쿠오모 
 

“외출제한 탓에 불행하고 누군가를 탓하고 싶다면 나를 비난하라.”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州)지사는 지난달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주 전역의 비필수 사업장에 100% 재택근무 명령을 내리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동의 자유 제한, 경제적 파급 효과 등으로 논란 조짐이 일자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며 상황 정리에 나선 것이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단호한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준 10년차 주지사는 단숨에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쿠오모 주지사의 일일 브리핑은 주요 방송사에서 생중계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는 미국 코로나19 확산 거점이 된 뉴욕주의 발병 현황과 함께 비관적인 전망까지 솔직하게 전한다. 의료물품 창고나 임시병동을 찾아 발로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필요할 땐 대통령이나 연방정부와 각을 세우기도 한다. “인공호흡기를 더 보내줄 수 없다면 죽을 사람을 골라 보라”며 지원 확대를 공개 요구하는 식이다.

쿠오모 가(家)는 워싱턴 내 이름난 정치 명문가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주택도시개발부 장ㆍ차관을 지내고 뉴욕주 검찰총장을 역임한 쿠오모 주지사는 2010년부터 10년째 뉴욕주지사로 재직 중이다. 5년 전 작고한 그의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도 3선 뉴욕주지사였다. 13살 차이의 남동생 크리스 쿠오모는 CNN방송의 간판 앵커인데, 이들 형제는 생방송 도중 투닥거리는 모습으로 ‘코로나 블루’에 짓눌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최근 민주당 지지층 일각에선 ‘쿠오모 대망론’까지 나온다. 그는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정치적 미끼를 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대선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은 셈이다. 하지만 4년 뒤의 가능성까지 닫았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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