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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면 오르더라” 새 아파트 구름떼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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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면 오르더라” 새 아파트 구름떼 청약

입력
2020.04.03 01: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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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원 초과 강남권 단지에 ‘현금부자’ 8000명 몰려

비규제ㆍ규제지역 가격 상승 기대감에 모두 흥행

서울의 한 분양 아파트 견본주택. 연합뉴스
서울의 한 분양 아파트 견본주택.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정부 규제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신규 아파트 청약에는 신청자가 몰리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주변보다 분양가가 비싸거나 수도권과 거리가 먼 지역에서도 역대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우는 모양새다. 새 아파트는 기다리면 결국 오르더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1순위 청약 접수를 한 경기 시흥시 장현지구 ‘영무예다음’은 434가구 모집에 2만1,766명이 몰려 50.2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시흥지역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같은 날 선보인 ‘순천금호어울림더파크2차’도 55.1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 역시나 지역 최고 경쟁률을 새로 썼다.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인 대구에서는 세 자릿수 경쟁률이 나왔다. 시흥 영무예다음 등과 같은 날 1순위 접수를 받은 대구 ‘반월당역서한포레스트’는 101가구 모집에 1만2,082명이 청약 통장을 사용해 경쟁률이 110.3대 1에 달했다.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 서울 강남권 단지에는 8,000명이 넘는 현금 부자들이 몰렸다. 지난 달 30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르엘 신반포(신반포14차 재건축)'는 일반분양 67가구 모집에 8,358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은 124.7대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가장 작은 주택형인 전용면적 54㎡도 분양가격이 10억~11억원에 달하지만 주변 시세에 비해 5억원 가량 저렴해 ‘로또 아파트’로 불렸다.

[저작권 한국일보] 강준구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강준구 기자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오히려 비싸 ‘로또 아파트’가 아닌 단지에도 6만여개의 청약통장이 몰리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힐스테이트 송도더스카이’는 804가구 모집에 5만8,021명이나 몰려 평균 7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가 최대 7억7,380만원에 달해 주변 단지들에 비해 1억원 가량 비쌌지만 청약 통장이 대거 몰린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당첨 가점 또한 치솟고 있다. 인천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의 가점 커트라인은 서울 인기지역 수준인 68점에 달했다. 만점(84점)에 가까운 82점짜리 통장도 등장했다. 지난달 17일 평균 226.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부산 ‘쌍용 더플래티넘 해운대’은 가점이 64점이 넘어야 당첨이 됐다.

전문가들은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이 각각 다른 이유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규제지역은 정부의 강력한 분양가 통제로 시세보다 수억 원 저렴한 ‘로또 단지’가 많아 어느 정도 입지만 갖추면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규제지역의 경우엔 분양권 전매 등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데다 당장 가격이 떨어져도 새 아파트 부족 현상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값이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신축 아파트에 대한 꾸준한 수요로 인해 코로나19 사태에도 시세와 비슷하거나 높은 분양가 지역까지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다만 이 같은 청약 열기가 일시적인 것인지 계속 지속될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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