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고발 및 근절방안 제시한 프로젝트 리셋 
 “실명은 물론 얼굴도 비공개” 프로젝트 리셋 활동가 익명 인터뷰 

“‘나는 돈 주고는 안 봐’ 라는 건 본인은 돈 거래는 안 한단 얘기죠. ‘나는 박사방은 안 보고’ 디지털 성범죄 방에 있다는 얘기잖아요.”

프로젝트 리셋 활동가 두 명이 분석한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에서 가해자들의 습성입니다. 한국일보 취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 스튜디오에서 이들을 만났는데요. ‘디지털 성범죄에 경각심을 느낀 익명의 여성들’은 어떠한 후원이나 월급도 받지 않고 본인의 시간을 쪼개 활동하고 있습니다.

리셋이 지적한 가해자의 특성은 ‘일부 비정상적인 남성들의 행태’입니다. 리셋은 “텔레그램 디지털 성범죄자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해시태그 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성적 모욕과 욕설을 퍼붓는 남성들이 있다. ‘나는 안 봤는데, 왜 나한테 그러냐’는 비정상적인 분들도 너무 많고. 이들이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리셋’은 무슨 뜻일까요? 두 가지 뜻이 있는데요.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을 고발한다는 영어(Reporting Sexual Exploitation in Telegram)의 앞글자를 따 ‘ReSET’이라고 줄였고요. 동시에 “강간문화로 잃어버린 디지털 공간의 여성 안전을 다시 세운다”는 뜻을 담았다고 해요.

프로젝트 리셋은 사건 초기 디지털 성범죄가 이뤄지는 곳에 잠입해 모니터링과 채증으로 사건을 알리는 일을 했다면, 최근엔 아예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는 방안에 주력하고 있어요. 그중 하나가 지난달 23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텔레그램 N번방 성범죄 처벌 강화 긴급 간담회’에 참석한 겁니다.

“범인들이 법적인 (처벌) 기준들을 굉장히 잘 알고 있거든요.”

프로젝트 리셋이 이날 인터뷰에서 지적한 건 현행법의 허점입니다. 예컨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할 경우 처벌을 받지만, 만약 피해자가 성인일 경우 소지하는 건 처벌을 받지 않고 유포할 경우만 처벌받는다는 걸 가해자들도 알고 있다는 거죠. 리셋 측은 “아동 및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성인이 피해자인 성착취물을 소지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디지털 성범죄는 시간대를 가리지 않는데요. 그래서 리셋은 “24시간 피해자 대응과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리셋은 “수사기관이 디지털 성범죄가 일어나는 방을 수사하는 게 24시간 이내에 해결돼야 하는데, 현재 근무 체계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에 그치다 보니 한계가 많다”고 꼬집었습니다.

가장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왜곡된 성인식을 바로잡는 것”이라는 데요. 리셋도 정책 연구에 동참하고, 양형 기준 재정비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해요.

이른바 ‘n번방 사건’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긴 했지만, 텔레그램 내 성착취 문제와 전반적인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끝까지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겠죠. “조주빈이 잡혀도 그 이전 텔레그램 성착취방 운영자의 처벌 문제와 아직 잡히지 않은 가해자들에 대해서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한설이 PD ssolly@hankookilbo.com

이현경 PD bb8@hankookilbo.com

이예지 인턴PD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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