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중에도 일부 프로그램만 제한한 채 개방해 왔던 미국의 대표 명소 그랜드 캐년이 1일(현지시간) 폐쇄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이 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그랜드 캐년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보고된 후 미 국립공원관리국은 그랜드 캐년의 폐쇄를 결정했다. 이날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州)지사는 주 전역에 자택 대피 명령을 내렸다. WSJ는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공원, 옐로스톤 국립공원, 자유의 여신상 등 100여곳의 국립공원이 이미 폐쇄됐지만 그랜드 캐년을 비롯해 여전히 300곳 이상이 운영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국립공원관리국은 지난달 18일 백악관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연방 정부 지침에 따라 시설물 폐쇄에 들어갔지만 그랜드 캐년은 관광객을 맞는 업무 등 일부 프로그램 이용만 제한된 채 개방돼 있었다. 이에 따라 지역 주민과 보건 관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번 폐쇄 결정에는 애리조나주 코코니노 카운티 보건당국의 서한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앞서 미 의회매체 힐은 코로나19로 자택 대피 명령을 받은 미국인 비중이 높아지면서 최근 국립공원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은 여름 성수기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려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매튜 프리먼 미 에머리대 교수는 “캘리포니아ㆍ워싱턴ㆍ뉴욕주 등이 지역 감염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일부 사람들이 이동이 덜 제한적인 지역으로 옮겨 가 바이러스를 퍼뜨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국은 그랜드 캐년이 언제까지 폐쇄될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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