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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이름에 유튜브용 현수막까지… 후보 선거사무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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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이름에 유튜브용 현수막까지… 후보 선거사무소 가보니

입력
2020.04.02 15:14
수정
2020.04.0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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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의 영문 현수막과 동작을에 출마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유튜브 촬영 배경용 현수막이 각 후보 사무소에 걸려 있다. 이한호 기자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의 영문 현수막과 동작을에 출마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유튜브 촬영 배경용 현수막이 각 후보 사무소에 걸려 있다. 이한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총선 후보들의 선거사무소마다 손소독제가 비치 돼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낙연, 황교안, 고민정, 오세훈, 이수진, 나경원, 장경태, 김재섭 후보의 사무실. 가운데는 태구민 후보 사무실. 이한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총선 후보들의 선거사무소마다 손소독제가 비치 돼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낙연, 황교안, 고민정, 오세훈, 이수진, 나경원, 장경태, 김재섭 후보의 사무실. 가운데는 태구민 후보 사무실. 이한호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일 시작됨에 따라 각 후보 진영의 선거사무소가 분주하다.

선거전의 야전사령부인 동시에 유권자들에겐 사랑방 역할도 하는 만큼 선거사무소 내부는 유권자에게 친근한 이미지나 가장 알리고 싶은 정보들로 채워지게 마련이다. 이번 총선에선 어떤 변화가 있을까, 서울 시내 주요 지역구를 중심으로 후보자 선거사무소를 찬찬히 들여다 보았다.

선거사무소마다 후보자의 얼굴 다음으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손소독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모든 캠프가 감염병 확산 방지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선거사무소 개소식조차 축소하거나 온라인으로 치를 정도지만 후보 캠프를 찾은 유궈자를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때문에 캠프마다 입구에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일부 캠프의 경우 선거홍보물 대신 코로나19 관련 안내문을 붙였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무소를 직접 찾는 유권자의 발걸음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복수의 선거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전 선거에 비해 방문객 수는30~40% 정도 감소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여야를 통틀어 가장 거물급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낮 시간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통상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방문객이 많지만 서울 종로의 두 후보 선거사무소는 시간에 구애 받지 않았다.

시도 때도 없이 유권자나 선거 관계자들로 붐빈다는 공통점에도 선거사무소 내부 컨셉트는 달랐다. 이 후보는 소파와 의자를 배치한 널찍한 사랑방식 구성을 택했다. 벽을 장식한 현수막에도 긴 문장 대신 이름 석자와 주요 슬로건 정도만 담았다. 직원용 공간을 다른 층으로 분리하고 공개된 공간에 민원창구를 운영해 유권자와 소통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황교안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이낙연 후보에 비해 규모자 작다. 따라서 공간 구성도 작은 디테일까지 신경을 썼다. 선거사무소 내부에 필수적으로 걸던 대형 현수막 대신 응원 메시지를 적은 포스트잇으로 중앙 공간을 장식했다. 출입문 옆 공간에 걸린 현수막에는 후보 단독 사진 대신 젊은 지지자들과 찍은 사진이 들어가 있는데, 이는 2030 세대에 대한 공략의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미래통합당 동작(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나경원 미래통합당 동작(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나경원 미래통합당 동작(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나경원 미래통합당 동작(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기존 이미지를 반전시키는 데 집중한 경우도 있다. 동작(을) 지역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나경원 후보다.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면서 형성된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를 타파하기 위해 사무소 곳곳에 아기자기한 글씨체로 ‘언어유희’를 뽐낸 장식물이 돋보였다. 현직 의원으로서 이룬 성과와 후보로서 건 공약을 만화 형식으로 구성해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했다. 미래통합당의 정당 기호인 숫자 ‘2’의 발음을 이용해 ‘동작에는 나경원2 있습니다’를 대형 현수막에 담기도 했다.

0이수진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0이수진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나경원 후보와 맞붙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기존 건물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선거사무소 입주 전 옷가게로 사용된 공간의 조명을 그대로 살려 전시장 분위기를 냈다. 본래 건물의 3층만 사용했었는데 1층과 2층도 공실이 되면서 현재는 세 개 층을 다 쓰고 있다. 접근성이 중요한 선거사무소로서는 1층이라는 입주 여건이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1층 벽에 걸린 대형 현수막은 유튜브 등 온라인 촬영 시 배경으로 활용한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광진(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광진(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오세훈 미래통합당 광진(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오세훈 미래통합당 광진(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선거사무소에 촬영용 공간을 마련한 것은 이수진 후보만이 아니다.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선거사무소 한쪽 벽에 유튜브 방송용 배경을 걸었다. 촬영 등 다양한 용도로 사무소 공간을 쓸 수 있도록 집기는 최대한 적게 배치했다. 그에 비해 고 후보의 경쟁 상대인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는 실용적인 접근을 택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변호사 사무실을 그대로 선거사무소로 바꾼 것이다. ‘일꾼’ 이미지를 강조하는 오 후보의 선거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재섭 미래통합당 도봉(갑)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김재섭 미래통합당 도봉(갑)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동대문(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동대문(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양당의 2030 후보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젊음을 나타냈다. 32세로 미래통합당 서울 후보 중 최연소인 김재섭(도봉갑) 후보는 젊음이라는 키워드를 사무실 곳곳에 배치했다. 정치판에서는 물론이고 어느 업계에서도 신인으로 통하는 나이인 만큼 출마 과정에서 더 많은 도움이 필요했다. 사무소 한쪽에 방문객들이 응원 문구가 적을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한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서울 지역 출마 후보 중 최연소인 장경태 동대문(을) 후보의 사무소는 첫인상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원래 카페로 쓰이던 공간을 선거사무소로 개조한 만큼 사무소 내부에 카페 메뉴판과 함께 석등이나 나무가 그대로 서 있다. 얼핏 보기에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선거사무소의 새로운 컨셉트인 것은 확실하다.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강남갑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강남갑 후보의 선거사무소. 이한호 기자

강남갑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 선거사무소에는 영문 현수막이 걸려있다. 내신보다는 외신 취재진을 위해 마련한 현수막이다. 탈북자 출신으로 대한민국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태 후보에게 외국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처음에는 일본 언론 정도를 생각했는데 출마 선언 후 미국과 유럽 언론사에서도 취재요청이 와서 놀랐다”고 밝혔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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