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지병, 고혈압>당뇨>치매 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끈질기게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가 이런 세자릿 수 확진자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는데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이어지는 데다 해외에서 들어온 감염자가 주로 수도권에 몰리기 때문이다.
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1명으로 지역 별로는 서울과 경기 확진자가 각각 24명, 23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구(20명)나 경북(2명)은 이보다 적었다.
서울에선 구로구 만민중앙성결교회 집단감염의 여파로 자가격리 중이던 8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 교회 누적 확진자는 41명이다. 만민교회 확진자 2명이 다니던 금천구 콜센터 직원 74명을 검사했더니 1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전날 서울아산병원 입원 중 9세 여아가 확진돼 의료진 등 접촉자 500여명에 대한 진단 검사가 실시됐는데 전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만약에 대비해 방역당국은 이 어린이와 접촉한 입원환자 43명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했다. 서울에서 전날 확진 판정 받은 24명 중 절반 이상(58.3%)인 14명이 해외 입국자였다.
경기는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과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 만민교회 집단감염의 여진이 이어지며 추가 확진자가 늘었고, 해외 유입 감염자도 9명이었다.
하지만 대구 역시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제이미주병원, 한사랑요양병원, 대실요양병원 등에서 신규 감염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서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당분간 요양병원이나 병원을 중심으로 한 발생 위험도는 어느 정도 있다”며 “지역감염으로 인한 자체적인 집단발병을 계속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확진자 가운데 해외 유입 비율이 3분의 1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3월 18일~3월 31일) 확진자 1,383명 중 해외 유입이 35.0%로 가장 많았다. 병원ㆍ요양원 집단 감염(34.9%), 기타 집단 발생(6.3%), 조사 중(6.6%)이 뒤를 이었다.
일탈 행위를 하는 해외 입국자는 엄벌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강원 강릉시는 지난달 24일 입국해 31일 의무 자가격리 기간 중 무단 이탈, 운동장에서 운동을 한 31세 유학생을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해외 입국자가 정부의 격리조치에 계속, 의도적으로 따르지 않으면 구속 수사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내 신종 코로나 사망자 165명(1일 0시 기준)에 대한 중대본 분석 결과, 1명을 제외한 164명은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병 종류별로 고혈압(66%ㆍ중복 집계), 당뇨(44%), 치매(33%), 호흡기계 질환(30%), 심혈관 질환과 심부전 등 심장 질환(24%) 등이 많았다. 평균적으로 사망자 한 명당 기저질환 3개를 가졌다고 중대본은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입원 치료 중인 신종 코로나 중증환자 3명에게 혈장 치료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항체가 들어 있는 완치자 혈장을 환자에게 주입해 바이러스와 싸우게 하는 치료 방법으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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