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임준 전북 군산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은 시민에게 욕설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강 시장은 “직원에게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순간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다”고 사과했지만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1일 군산시 등에 따르면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강 시장에게 심한 욕설을 들었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고교생 자녀를 둔 전주시민이라고 밝힌 A씨의 글을 보면, A씨는 지난달 27일 해외여행 후 신종 코로나 진료 상담을 받기 위해 군산시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A씨는 현장 직원에게 “전주에 사는데 군산에서 검사를 받아도 되느냐”고 물었고 보건소 직원이 “괜찮다”는 말에 1시간가량 선별진료소에서 대기했다.
이후 이 직원은 “자신의 주소지에서 검사를 받아야 비용을 면제받을 수 있다”며 전주에서 진료 받을 것을 권유했다. 직원의 말에 화가 난 A씨는 “처음부터 그렇게 알려줬어야지, 왜 1시간씩이나 기다리게 하느냐”며 큰 소리로 항의하자 직원은 “시장님이 와 계시니까 목소리를 낮추라”고 요구했다.
A씨는 추위에 떨면서 기다렸던 사람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시장 눈치만 살피는 직원들에게 화가 더 치밀었지만 더 이상의 말싸움을 피하기 위해 주차장에서 나가려던 중 다른 직원이 “오해를 풀자”며 차를 막아 세웠다.
때마침 시장 차가 보건소를 출발하자 직원은 A씨를 세워두고 시장 차로 향했다. 이에 A씨는 가던 차까지 막아 세워놓고 기다리게 한 직원에 화가 나 “시장 얼굴도 모르고 낯짝도 모르는데 시장, 시장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목격한 강 시장은 차에서 내려 A씨에게 “어린 X의 XX가 어디서 뚫린 입이라고 싸가지 없게 지껄이냐”고 폭언을 했다.
A씨는 이처럼 자신이 겪은 억울함을 담은 글을 페이스북 등 SNS에 게시했다. 게시 글을 확인한 시민들은 강 시장의 행태를 비난하는 댓글을 올렸다. A씨는 “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시민에게 면전에서 욕을 하느냐”며 “나는 그렇게 심한 욕먹을 짓 하지 않았다. 나이 어리지 않은 중년이다. 절차대로 대응하겠다”며 강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강 시장과 보건소 직원은 A씨에게 직접 사과를 했으며 게시 글은 지난달 28일 모두 삭제됐다. 강 시장은 “쉬지 못하고 일을 하고 있는 보건소 직원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 같아 화가 나 순간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욕을 하게 됐다”며 사과했다.
군산=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