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대형병원, 2주간의 의심 검체 1만8천개 보내기로
유럽 여러 곳 의뢰했으나 수요 맞출 수 있는 곳 못 찾아
진단키트 부족 등을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핀란드의 한 대형병원이 한국에 의심 검체를 보내 진단을 의뢰하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핀란드 메히라이넨 병원은 성명을 통해 “앞으로 2주 동안 전국 진료소가 코로나19 의심 환자로부터 채취한 검체 1만8,000개를 한국의 실험실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메히라이넨은 핀란드 전역에서 종합병원 11곳과 의료센터 57곳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현재 핀란드 내에서는 진단키트 부족 등을 이유로 검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핀란드 보건당국은 고위험군 또는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2만1,000건의 검사만 진행했고 다른 의심 환자들은 검사하지 못한 실정이다.
당초 메히라이넨은 유럽 연구소나 기관 등에 검사 의뢰를 타진했으나 검사 수요를 맞출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했다.
메히라이넨 측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봐도 검진 능력을 높이는 게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핵심”이라며 “핀란드와 유럽에서 검진을 의뢰할 곳을 찾아봤지만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은 광범위한 검사와 격리 프로그램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획기적으로 늦출 수 있었다”며 “한국은 메히라이넨에 필요한 검사 수요도 쉽게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히라이넨은 1차로 샘플 1,500개를 1일 오후 국영 ‘핀에어’ 항공편으로 한국에 보낼 예정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핀란드에서는 4월 1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1,418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이 중 17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검진 속도가 느려 실제 확진자는 공식 집계보다 최대 30배까지 많을 수 있다는 지적이 핀란드 당국자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AFP는 전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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