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총 환자의 30%가 해외 유입... 안전 안내 문자 보내 “모든 해외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공지
해외에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서울에서 하룻밤 새 16명이 늘었다. 구로구 만민중앙성결교회(만민교회) 관련 환자도 8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서울시가 해외 유입과 일부 교회 등을 통한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다. 1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시 코로나 환자수는 총 478명으로, 전날 같은 시간 대비 28명이 늘었다. 지난달 29일부터 나흘 동안 20여 명을 웃돌며 지역 확산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해외발 유입 경로는 더 넓어졌다. 시에 따르면 마포구 거주 김(47)모씨는 브라질에서, 영등포구에 사는 서(36)모씨는 아일랜드에서, 서초구에 사는 서(23)모씨는 미국에서 각각 귀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규 환자 중엔 캐나다에 다녀온 종로구 거주 발레리나도 있었다. 북미와 유럽뿐 아니라 남미 등 세계 곳곳이 서울에서 발병한 코로나19 감염 근거지인 셈이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9명으로 제일 많았고, 유럽이 7명으로 뒤를 이었다.
해외발 환자 수와 감염 추정 지역이 많아지자 보건당국은 해외 입국자 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한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오늘부터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모든 해외 입국자를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라고 말했다. 공항 검역대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나온 모든 해외 입국자가 대상이다. 시는 이날 오후 2시 37분께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해 ‘4월1일 이후 해외에서 온 모든 서울시민은 입국당일 즉시 진단 검사를 받고 14일간 자가격리 바란다’고 알렸다. 시는 이날부터 2주간 자가격리가 의무화된 해외 입국자가 자가격리 규정을 어길 시엔 무관용 원칙으로 벌금 부과 및 강제 추방 등의 강력한 조처를 할 방침이다.
만민교회 관련 지역 감염의 불씨도 꺼지지 않았다. 전날 8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해 만민교회 관련 환자는 35명으로 늘었다. 서울 외 다른 시ㆍ도를 포함하면 확진자 수는 41명으로 더 많아진다.
만민교회 신도 중 확진자들이 근무한 곳은 서울 금천구 가산동 소재 H건물 13층에 있는 콜센터. 서울시는 이 콜센터 직원 7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상당수 진행한 결과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71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직원 2명의 검사는 진행 중으로, 직원 64명은 자가격리된 상태다. 확진자와 교류가 없었던 교육생 6명은 능동감시 중이다.
서울의 대형병원인 아산병원에서 지난 3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시도 긴장하고 하고 있다.
시는 지난달 31일 즉각 대응반을 5개 반으로 편성해 아산병원 본관에 상황실을 설치했다. 아산병원은 같은 날 오후 6시에 소아응급실, 엑스레이실 등이 임시 폐쇄됐다. 나 국장은 “역학조사 결과 확진된 여아(9세)와 접촉한 사람은 114명으로 파악됐다”며 “확진자와 같은 병실에 있던 5명은 모두 1인실로 격리배치했다”라고 말했다.
9세 환자는 지난달 25일 두통 증세로 의정부성모병원을 처음 찾았고, 그 다음날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선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9세 여아는 발열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10시까지 서울의 코로나19 환자는 478명이다. 해외 접촉 관련 환자가 143명으로 30%를 차지한다. 해외 유학생 등이 많이 거주하는 강남구(41명)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으로 집계됐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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