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서 불과 40㎞ 떨어진 ‘롬바르디아주의 심장’
지역 연구소, 주민들 항체 생성 여부 연구 추진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확산 거점인 롬바르디아주(州)의 작은 마을 페레라 에르보노네가 ‘코로나19 청정마을’로 주목 받고 있다고 이탈리아 일간 일지오날레 등 현지 언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지오날레에 따르면 이날 롬바르디아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새 1,592명이 증가했고, 사망자는 416명 늘었다. 하지만 롬바르디아주 파비아시 인근 페레라 에르보노네는 이탈리아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말부터 누적 확진자가 10만 1,000명을 넘어선 이날까지 단 한 명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 인구 1,000명 규모의 작은 마을 페레라 에르보노네의 평균 연령은 60세로, 밀라노에서 불과 4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신문은 파비아 소재 몬디노 임상보건과학의료연구소(IRCCS)가 이 마을 주민들의 코로나19 항체 생성 여부를 연구하기 위해 혈액 샘플을 제공할 자원자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는 리비오 트론코니 몬디노 연구소장과 지오반니 파시나 파비아 시장이 추진했다. 파시나 시장은 “이미 150건 이상의 혈액 채취 예약을 받았다”며 “주민 평균 연령이 높아 위험이 수반되는 연구이기 때문에 주정부의 연구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 지역 주민은 “우리는 그간 정상적으로 외출해 왔기 때문에 항체를 갖게 됐다는 것 말고는 감염자가 없는 게 설명이 안 된다”고 일간 일지오르노에 밝혔다. 파시나 시장도 “이미 많은 주민이 바이러스에 무증상 형태로 감염돼 면역력이 생겼을 것”이라며 “하루 빨리 얼마나 많은 이들이 병원균에 노출돼 항체를 갖게 됐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지역에 감염자가 없는 것은 주민들이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마을에서 코로나19가 퍼지지 않은 이유가 밝혀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페레라 에르보노네의 기적’은 이탈리아 전역에 희망을 주고 있다”고 일지오르노는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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