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기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물품이 17일 인천공항 근처 물류 창고에 보관돼 있다. 외교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업체 A사에 대해 최근 해외에서 해킹을 시도한 사실을 정부가 포착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해킹 시도 세력은 A사의 진단키트 관련 첨단 기술 정보를 절취하려 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A사가 생산하는 진단키트의 성능이 우수하다 보니, 외국에서 해킹 시도가 있었다”며 “기술력이 부족한 누군가가 개발 정보를 빼내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A사는 코로나 염기서열 정보 및 검사법을 토대로 진단키트 조기 개발에 성공, 수십 개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는 업체다.

해킹을 시도한 주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알지 못한다”고 말을 아꼈다. 해외 경쟁 업체 혹은 진단키트 기술을 놓고 경쟁하는 일부 국가의 정부가 직접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상당한 파장이 일 전망이다.

해킹을 차단하는 방화벽이 작동한 덕에 A사는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정부와 A사는 말을 아끼고 있으나, 정부가 해킹 시도를 인지하고 A사에 통보한 정황도 있다. 정부가 진단키트를 사실상의 ‘전략 물자’로 특별 관리 중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진단키트 생산 업체의 디지털 보안을 직접 챙기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해킹 시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민간 기업에 알린다”고 전했다.

이번 해킹 시도는 ‘코로나19 관련 기술을 놓고 세계적으로 치열한 정보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진단키트 지원을 요청하는 등 진단키트 수출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외교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들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진단키트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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