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 일정을 또 다시 연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10개 구단 단장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제2차 긴급실행위원회를 열고 4월 7일부터 예정된 구단간 연습 경기를 2주 후인 21일로 연기했다. KBO는 4월 20일로 잡았던 정규시즌 개막도 4월말 또는 5월초로 미루기로 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우려로 학교 개학일이 조정되는 등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계획했던 3월 28일 개막이 계속 연기되면서 팀 당 144경기 소화도 버거워졌다. 류 사무총장은 “144경기를 하려면 5월초가 마지노선”이라며 “만약 더 늦어지면 경기 단축도 고려해야 한다. 리그 축소는 시뮬레이션을 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프로야구도 4월 개막을 포기하고 5월 개막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니치 아넥스 등 일본 스포츠 매체들은 “4월 3일 12개 구단 대표자 회의에서 4월 24일 개막을 포기할 수 있다”고 31일 전했다.
현재 일본프로야구는 한신 소속 선수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이후 라쿠텐, 소프트뱅크, 지바 롯데 구단 등이 차례로 무기한 훈련 중단을 선언했다. 요코하마도 단체 훈련을 중단하고 선수 자율 훈련으로 바꾸는 등 일본 12개 구단 중 6개 구단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야구기구(NPB)는 4월2일 방역ㆍ보건 전문가가 참석하는 정부 전문가 회의에서 권고 사항을 듣고 이튿날 코로나19 대책 회의와 12개 구단 대표자 회의를 잇달아 열어 개막 연기를 최종적으로 검토한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이미 NPB가 5월 8일 또는 15일 개막을 두고 시뮬레이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올해 일러야 5월 중순에 개막할 예정이다. 개막 준비까지 최소 4주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선수와 구단이 주장하고,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도 아직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개막 시기는 6월이나 7월로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미·일 프로야구가 모두 멈춰선 가운데 대만프로야구는 4월에 막을 올린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31일 “대만프로야구가 4월 11일 개막한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중 수를 경기당 150명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시즌권을 보유한 관중만 경기장 입장이 가능하다. 입구에서 체온 측정뿐 아니라 신분증 검사도 한다. 또 관중의 좌석 간격을 1m 이상 비우고, 관중은 경기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대만프로야구리그(CPBL)는 선수들이 마스크를 한 채 손을 씻는 모습이 담긴 특별한 로고도 만들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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