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당, 文대통령 사진 넣은 공보물로 위성정당 강조
미래한국당, 분홍 점퍼 입고 통합당과 공동 선거운동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그리고 이들의 위성정당들이 연일 노골적으로 ‘한 몸’ 임을 강조하는 선거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슬로건에 포함시켰고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도 사실상 통합당과 공동 선거운동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이를 제지할 근거를 찾지 못하면서 4ㆍ15 총선에서 모(母) 정당과 위성정당 간 선거 공조가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시민당이 31일 공개한 책자형 선거 공보물은 색상과 디자인 등이 민주당이 만들어온 공보물과 형식과 내용면에서 거의 동일했다. 선거공보 표지에는“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는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웠다. 민주당과 한 몸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있어 문 대통령 이상은 없다는 점을 충분히 활용한 것이다. 후보들을 소개하는 항목에서도“한 표라도 총 집결해야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민주당)이 이길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스스로 민주당의 위성정당임을 부각시켰다.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선거대책위 회의도 함께 열어 주요 전략을 공유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4월 1일 두 당의 선대위는 경기도당 당사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극복! 국민을 지킵니다’ 주제로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21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2일에는 선대위 출정식도 공동으로 하겠다는 구상이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도‘한 몸’ 전략에 편승하는 분위기다. 이날 열린 미래한국당의 선대위 출범식에 통합당이 함께 하진 않았지만, 두 당은 4월 1일 국회에서 정책연대ㆍ선거연대 협약을 맺고 공동 선거 운동에 나선다. 2일부터는 공동 유세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조수진 미래한국당 수석대변인은“공직선거법 88조는 선거 출마자가 다른 당을 지원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데, 거꾸로 보면 함께 다니면서‘자기 당’ 얘기만 하면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통합당 후보자와 미래한국당 후보자가 분홍색 점퍼를 입고 같은 공간에서 선거 유세를 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지지만 호소하거나 “두 번째 칸을 찍어달라”고 하는 식으로 선거법의 빈틈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엄연히 다른 두 정당들이 선대위 회의를 같이하고, 선거법의 틈을 이용해 공동 선거운동까지 계획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해야 할 선관위는 마땅한 제지 방안을 찾이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선관위는 최근‘모 정당과 위성정당이 공동으로 선대위를 구성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이 다른 정당의 선대위에서 직책을 맡아 활동할 수 있다’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유권해석을 내렸다. 때문에 이런 틈을 노린 모 정당과 위성정당간 연결고리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모(母)정당과 위성정당 간에 선대위가 공동으로 회의를 진행해도 선거법을 적용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