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입대 전 140㎞→전역 후 150㎞, 태권소년→야구선수로… 반전의 아이콘 LG 이상규

알림

입대 전 140㎞→전역 후 150㎞, 태권소년→야구선수로… 반전의 아이콘 LG 이상규

입력
2020.03.31 14:46
수정
2020.03.31 16:46
22면
0 0
LG 트윈스 투수 이상규. LG트윈스 제공
LG 트윈스 투수 이상규. LG트윈스 제공

6년 차 무명 투수 이상규(24)가 LG트윈스 마운드에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이상규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 3이닝 무사사구 무실점(1피안타) 호투했다. 비록 자체 경기였지만 이상규가 선발로 나선 것도, 3이닝을 소화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투구 수는 46개에 최고 구속은 147㎞를 찍었다. 류중일 LG 감독은 “투구 수 50개까지 길게 던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상규는 경기 후 “볼넷을 허용할 뻔한 상황이 여러 차례 나왔다”면서 “경기 내용은 썩 좋지 않았지만, 결과가 좋은 만큼 잘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라고 했다. 이어 “아직 변화구 제구도 썩 좋지 않고, 변화구 구속도 120~130㎞까지 들쭉날쭉하다”라고 복기했다.

이상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LG 마운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투수로 꼽힌다. 스프링캠프와 국내에서 진행된 팀 내 청백전 6경기에서 9.2이닝 동안 단 1자책점만 내줬다. 코치진도 “스프링캠프에서 제대로 건진 선수”라고 칭찬 일색이다.

눈에 띈 것은 최근이지만 지난 2015년 LG에 입단(전체 70순위)한 데뷔 6년 차 중고 신인이다. 그만큼 여기에 오기까지는 반전을 거듭한 야구 인생이었다. 4살 때부터 시작한 태권도는 최고수(공인 4단) 수준으로, 중학교 때까지 태권도 선수를 꿈꿨다. 도장에 눌러앉아 있을 정도로 태권도를 좋아해 주변에서 “관장 아들”로 오해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중학교 1학년 야구부였던 친구를 따라 야구를 처음 접한 뒤 야구선수로 꿈을 바꿨다.

고교 시절 “애매한 야구 선수였다”고 한다. 어깨가 강하고 배팅 파워는 좋았지만 투수로도 타자로도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2015년 LG에 입단해서도 1군에 데뷔하지 못했다. 군대도 2016~17년 상무나 경찰청이 아닌, 현역(청와대 경비 담당 의무경찰)으로 복무했다. 야구와 동떨어진 시간이었지만 “오히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상규는 “일반 동료들은 ‘제대 후 뭐하지’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는 ‘야구를 절대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키면서 군생활을 했다는 자부심까지 덤으로 얻었다”면서 웃었다.

입대 전 구속이 14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군생활 동안 틈틈이 몸을 만들었고 전대 후엔 공에 부쩍 힘이 붙었다. LG구단 관계자는 “스프링 캠프 이후 매 경기 꾸준히 150㎞를 찍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이미 1군 데뷔 무대를 치른 적이 있다. 8월 23일 NC전에서 0.1이닝 동안 세 타자를 상대하며 볼넷과 사구를 하나씩 내주는 등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상규는 “너무 긴장해 세게만 던지려다 보니 내용이 안 좋았다”면서 “팬들이 그때 모습을 기억 못하실 것이다. ‘이상규’란 이름을 새롭게 알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선발과 불펜 중 어떤 보직을 맡고 싶냐는 질문에 이상규는 “두 가지 모두 과분하다”면서도 “불펜에서 최선을 다하다 시즌 중반 선발진이 힘이 떨어질 때쯤 선발로 전환해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