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 이후 대공황 불안 해소… 지난 23일 1400선을 바닥으로 봐
“외인 매도 과도한 우려 불필요”
무섭게 폭락하던 증시가 반등 후 한동안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주가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1,400선까지 떨어졌던 지난 ‘블랙 먼데이(23일)’를 바닥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이번엔 가파른 ‘V자’형 반등보다, 상당기간 등락을 거듭하다 오르는 ‘U자’형 회복이 될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04% 떨어진 1,717.12에 거래를 마쳤다. 비록 하락 마감했지만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개장 당시 낙폭(-2.76%)을 크게 줄여 1,700선을 지켜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3.69% 오른 542.11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의 경우 24일부터 5거래일째 올랐다.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3.8원 오른 1,224.4원에 마감했다.
최근 국내 주가 회복은 각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선 고강도 경기 부양책에 반응한 측면이 크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은 공포에 질려서 투매가 나왔던 사태 초기와 달리 악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단계”라며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유동성 완화 카드들이 총출동하면서 대공황이 올 거란 불안감도 다소 해소됐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지금은 금융기관 부실로 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과 상황이 다르다”면서 “전염병 악재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에서 전문가들은 대규모 부양정책이 쏟아져 나오기 전 상황으로 증시가 되돌아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의 경우, 지난 23일 1,482.46이 바닥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그칠 줄 모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에도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센터장은 “외국인의 연이은 매도는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글로벌 펀드에 몰렸던 자금이 회수되면서 생기는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한국 시장의 매력이 특별히 떨어져서 자금을 빼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실물경기 타격은 주가의 급속한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세계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일부 해소됐지만, 신용경색이나 경기침체 문제는 여전하다”며 “설령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된다고 해도 단기 상승보단 완만한 U자형으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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