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4월’이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시즌을 조기 종료한 남자 프로농구 KBL리그는 이른 에어컨리그에 돌입했다.
뜨거운 화두는 사령탑들의 거취다. KBL리그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유재학(57)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을 비롯해 유도훈(53ㆍ인천 전자랜드) 이상범(51ㆍ원주 DB) 현주엽(45ㆍ창원 LG) 이상민(48ㆍ서울 삼성) 감독까지 모조리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대부분 계약 기간은 4~5월까지다. 시즌 도중 추일승(57) 감독이 사퇴하고 김병철(47) 감독대행이 임시 지휘봉을 잡은 고양 오리온까지 10개 구단 중 6팀이 인선 작업으로 분주하다. 조기 종료에 따른 마지막 시즌 평가에 대한 변수가 생겼는데 구단들은 “이번 시즌은 종료된 순위와 성적대로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거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사령탑들의 이적 여부도 관심사다.
유재학 유도훈 이상범 감독은 재계약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 감독은 2004년 부임 후 무려 16시즌 동안 한 팀을 지휘한 프로농구 단일팀 최장수 감독이다. 정규리그 1위 6회, 챔피언 6회, 감독상 5회 수상으로 현대모비스를 명문 구단에 올려놓았고, 감독 통산 승수도 662승(487패)으로 독보적인 1위다. 이번 시즌은 9시즌 만의 8위로 마감했지만 지난해 11월 이대성과 라건아를 내보내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일찌감치 세대교체로 방향을 잡은 탓이다.
유도훈 감독 역시 2009년부터 ‘언더독’의 대명사로 전자랜드를 일약 강팀에 올려 놓았고 KBL리그 전체 흥행의 물꼬까지 텄다. 구단, 선수와의 관계, 외부 평가 등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 온 감독 중의 한 명이다. 이상범 감독은 정규리그 1위로 마감한 이번 시즌 성적으로 보나 그간의 성과로 보나 셋 중에서도 재계약이 가장 유력한 감독으로 꼽힌다. 부임 첫해인 2017~18시즌 하위권 전력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고, 2018~19시즌에도 김주성 은퇴 등의 악재 속에서도 선전했다.
반면 하위권에 머문 ‘스타 감독’들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이상민 감독은 2016~17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인정 받았지만 이후 재계약한 3년간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현주엽 감독도 지난 시즌엔 4강에 진출했지만 부임 첫해에 9위에 이어 올해도 다시 9위에 머물렀다. LG 관계자는 “다각도로 평가를 시작해 빠른 시일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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