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월까지 결론 내겠다”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최근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착수 이후 이 사장이 경찰 조사를 받은 건 처음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30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2일 오전 이 사장을 불러 12시간 넘게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이 사장이 입건된 피의자 신분인지, 참고인 신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이 지난달 이 사장이 다녔던 서울 청담동 H성형외과를 추가로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 사장에 대한 소환조사까지 마치면서 1년 넘게 끌어온 경찰 수사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분석을 요청한 관련 기관들로부터 자료를 받았고 이 사장 진술과 관련해선 몇 가지 조사할 사항이 남았다”며 “최대한 다음달 안에 수사를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조만간 이 사장을 한 차례 더 불러 조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됐다. 한 인터넷 언론이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했던 A씨 주장을 빌어 ‘이 사장이 2016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한 달에 최소 두 차례 병원을 찾아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보도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A씨는 이 사장에 대한 프로포폴 투약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다른 사람에게 들어간 프로포폴 양을 조금씩 조작하는 방식을 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를 위한 목적으로 해당 병원을 다닌 것”이라며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프로포폴은 마취유도제로 쓰이지만 중독성이 강해 2011년부터 마약류로 지정돼 의료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경찰은 의혹이 제기된 이후 H성형외과와 금융기관 등을 총 8차례 압수수색해 진료기록부와 마약류 관리대장 등을 확보하는 등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일각에선 경찰이 지나치게 수사를 오래 끈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치료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맞았는지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봐주기 수사 의혹을 일축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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