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체감경기가 큰 폭으로 악화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ㆍ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4월 전망치가 59.3으로 세계 금융위기였던 2009년 1월(52.0) 이후 135개월 만에 최저라고 밝혔다. 낙폭으로는 지난달(84.4)에 비해 25.1포인트 하락해 1998년 1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당시 28포인트가 하락한 이래 가장 컸다. 3월 실적치 역시 65.5를 기록해 2009년 2월(62.4) 이후 13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금융위기 때는 BSI 전망치가 5개월(2008년 9월~2009년 1월)에 걸쳐 46.3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번엔 두 달 만에 32.7포인트가 떨어지는 등 속도가 빨라서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체감경기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선 전염병의 종식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 또 지난 두 번의 경제 위기와는 달리 이번에는 국내와 세계의 위기가 결합된 복합위기라는 점도 예측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한경연은 이동제약으로 소비가 위축된 데다가 조업차질로 인한 공급 충격이 겹치면서 기업체감경기는 금융위기 때 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4월 전망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64.3), 수출(69.3), 투자(74.8), 자금(77.0), 재고(95.5), 고용(79.0), 채산성(68.8)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이었다.

BSI가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긍정 응답이 부정 응답보다 많다는 의미다. 재고는 반대로 100을 넘으면 과잉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4.2), 출판ㆍ기록물(46.2), 여행ㆍ오락서비스(50.0), 의류ㆍ신발 제조(50.0), 도ㆍ소매(52.2), 육상ㆍ항공 등 운송업(52.4)에서 낮았다.

3월 실적치는 부문별로 내수(71.5), 수출(76.5), 투자(77.3), 자금(81.0), 재고(96.5), 고용(81.3), 채산성(76.0) 등 역시 전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은 실적악화에 더해 자금시장 위축으로 인한 신용경색을 겪으며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피해업종을 적극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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