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9세 확진자 619명으로 늘고 학부모ㆍ교사 대부분 반대 입장 
 개학한 싱가포르서 집단감염… “아직 등교개학은 시기상조” 무게 

정부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을 우선 검토하는 등 사실상 개학을 추가 연기하기로 무게 중심을 옮긴 데에는 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지역사회의 주요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개학이 곧 사회 전반에 ‘일상으로의 복귀’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은혜(왼쪽)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8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와 전국 시도교육감의 간담회에서는 개학을 추가로 연기해야 한다는 견해가 절대적이었다. 여전히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해외에서 확진자가 꾸준히 유입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만큼 4월 6일 ‘등교 개학’은 어렵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종 코로나 0~19세 확진자는 총 619명으로, 지난 23일 563명과 비교하면 엿새 사이 56명이나 늘었다.

교사, 학부모의 반대 여론이 높았던 점도 감안됐다. 교원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이 유치원과 초ㆍ중ㆍ고 교사 4,00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3%가 등교 개학을 4월 6일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 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지금 개학을 하면 교사가 한 학급의 방역 책임자가 돼야 하는데, 교사들이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가 지난 27일 실시한 학부모 여론조사에서도 서울의 경우 학부모 70% 이상이 개학에 반대하는 등 반대 여론이 훨씬 높았다.

특히 정부는 국민들이 학생들의 등교 개학을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는 전환점으로 여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교회도 예배를 재개하는 등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먼저 개학한 싱가포르 사례에서 보듯 전세계적 발병 상황을 봤을 때 개학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이 국내 개학 여부를 결정하는데 참고하겠다던 싱가포르의 경우, 개학 후 한 유치원에서 확진자 20여명이 나오는 등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관에서 열린 교육부ㆍ시도교육청ㆍ한국교육학술정보원ㆍ한국교육방송공사의 ‘학습공백 최소화를 위한 원격교육 지원 온라인 업무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정부가 네 차례에 걸친 초유의 개학 연기를 결정할 경우 이로 인한 후폭풍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정부가 고려하는 온라인 개학이 등교 개학의 대안이 되기에는 학생간 디지털 격차 등 전반적인 교육 여건이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서울의 한 중학교 A(40) 교사는 “가정에서 학령기 아이들이 2, 3명 있으면 디지털 기기가 아이 수만큼 있어야 하고, 기기가 갖춰져 있더라도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경기 지역 한 고등학교 B(34) 교사도 “컴퓨터는 있어도 집에 프린터 없는 애들이 수두룩해 수업 준비나 과제 이수가 어렵다”며 “교사들 중에도 연령별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익히는데 격차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온라인 학습에 있어 격차가 예상되는 농산어촌,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 자녀와 장애 학생 등에 대한 촘촘한 지원 대책과 실험, 실습이 주를 이루는 특성화고 학생이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준비 기간만도 최소 수개월이 필요한 데 이런 준비 없이 시작할 경우 현장에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교육부는 앞서 온라인 수업 지침을 통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 △EBS 등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의 크게 세 가지 방식의 원격 수업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법정 수업일수와 수업시수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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