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앱 리뷰 페이지 통해 의견 밝혀 
 탈퇴 총공 “원론적 이야기 되풀이” 
 29일 집단 탈퇴 행동 잇기로 
국내 여성단체들로 구성된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 성착취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착취물 제작ㆍ유포 가해자들이 메신저로 활용한 텔레그램이 ‘n번방’ 사건에 대한 수사 협조를 요구하는 이용자들에게 “약관을 위반한 채팅창은 삭제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텔레그램이 아동 등 성착취에 악용되고 있음에도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답변 대신 소극적 입장만 되풀이한 것이다. 이에 일부 여성 이용자들은 29일 메신저에서 집단 탈퇴 하는 등 텔레그램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단체행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온라인에서 텔레그램 성범죄 규탄시위를 펼치고 있는 익명 여성단체 ‘텔레그램 탈퇴총공’은 최근 애플리케이션 리뷰 페이지를 통해 텔레그램 측의 답변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탈퇴총공은 “우리는 당신의 협조가 필요하다”(We need your cooperation)는 리뷰를 남기는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텔레그램 탈퇴 시 사유를 묻는 란에 해당 내용을 적어 넣어 사측에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취지다. 텔레그램 운영진은 지난 25일 1차 집단탈퇴 운동이 진행된 이후 앱 다운로드 플랫폼 내 답글을 통해 “이용약관을 위반한 채팅창은 신고되면 발견 즉시 삭제하겠다”는 답변만 보내왔다고 한다.

해당 답변은 텔레그램이 줄곧 밝혀 온 운영방침을 재차 설명한 수준에 머문다. 익명성ㆍ보안성을 최대 가치로 내세운 텔레그램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포르노, 지적재산권 위반 채널 등 불법적인 공개(public) 콘텐츠를 지워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경우 자체 검토를 거쳐 삭제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수사 협조 요청에 이같이 답한 것은 정보 제공을 사실상 거부한 것과 다름 없다고 탈퇴총공은 지적했다. 경찰은 n번방 창시자 ‘갓갓’과 n번방 이용자들의 신병 확보를 위해 이들에 대한 정보를 텔레그램에 요청해 왔다. 하지만 외국 수사기관과 마찬가지로 텔레그램 서버 위치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탈퇴총공 측은 “텔레그램은 가해자 검거를 통한 근본적 해결을 원하는 우리의 요청을 묵인하고 있다”며 “2차 총공을 통해 텔레그램으로부터 수사 협조에 대한 확답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는 탈퇴 사유란에 적는 메시지를 ‘n번방 모든 이용자의 정보를 (한국) 경찰에 제공하지 않으면 텔레그램은 아동 성범죄의 방조자다’라고 구체화하기로 했다. 2차 총공은 이날 오후 9시 진행된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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