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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쉬운 기교, 출중한 기본기의 EV ‘닛산 올 뉴 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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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쉬운 기교, 출중한 기본기의 EV ‘닛산 올 뉴 리프’

입력
2020.03.2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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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리프는 시승 전보다 시승 후의 만족감이 높은 전기차다.
닛산 리프는 시승 전보다 시승 후의 만족감이 높은 전기차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닛산 리프의 존재감을 상당하다.

기술의 시작이나 성능, 그리고 가치 등에 대한 평가를 각자의 평가가 나뉘어 있다고 하더라도 전기차 시장의 대중화를 이끈, 그리고 전기차라는 존재가 ‘일상에서 함께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제시한 것이 바로 닛산의 초대 리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국내 전기차 시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쉐보레 볼트 EV로 시작된 주행거리 확장으로 인해 어느새 시장에서는 300km 이상의 주행 거리가 ‘자연스러운’ 시장이 되었고, 일본 브랜드에 대한 시선 또한 그리 곱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2세대 닛산 리프는 어떤 가치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초대 리프에 비해 2세대를 맞이한 리프는 조금 더 체격을 키웠다. 초대에 비해 35mm가 늘어난 4,480mm의 전장을 갖추고 각각 1,790mm와 1,540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춰 전기차들의 전형적인 비례가 아닌 ‘제법 스포티한 해치백’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참고로 휠베이스와 공차중량은 각각 2,700mm와 1,585kg이다.

날렵한 해치백의 디자인을 품다

전기차라고 한다면 다들 다소 껑충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의 전기차들이 크로스오버 형태는 물론이고 나아가 ‘컴팩트 SUV’의 형태를 갖추게 되는 것 같다. 그런 관점에서 2세대 리프는 스포티하고 세련된 컴팩트 해치백의 실루엣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컴팩트하고 세련된 실루엣 아래에는 전기차 특유의 표현을 강제로 부여하기 보다는 닛산 고유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는 ‘V-모션’ 프론트 그릴과 날렵한 헤드라이트를 적용하고 스포티한 디테일을 곳곳에 더해 프론트 엔드를 구성했다.

여기에 전기차 고유의 감성을 강조한 프론트 패널과 충전을 위한 소켓과 커버를 마련해 과하지 않은 선에서 ‘전기차의 감성’을 드러낸다. 덧붙여 프론트 엔드와 함께 스포티한 감성이 돋보이는 보닛의 형태나 날렵한 스타일을 구성하는 캡포워드 스타일의 A 필러 등은 시각적인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요소다.

측면에서도 날렵한 해치백의 감성이 효과적으로 연출된다.

전고가 다소 높은 편이지만 마치 플루팅 루프 스타일로 구성된 C 필러, 윈도우 라인 등의 조합을 통해 시각적인 균형감이나 역동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도어의 제로 에미션 레터링으로 전기차의 감성을 드러내는 것 외에는 ‘전기차’의 정체성을 쉽게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전형적인 해치백의 감성이 돋보인다.

후면 디자인은 닛산 고유의 감성이 잘 드러난다. 부메랑 스타일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해 스포티한 감성을 연출하고, 윈도우 라인을 대거 확장하는 블랙 패널을 더해 세련된 이미지를 한껏 연출한다. 참고로 리어 디퓨저와 바디킷 디자인에 있어서는 ‘효율성’에 집중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단순하지만 익숙한 공간

2세대 리프의 실내 공간은 최근의 전기차들이 선보이는 현란함이나 신선함과는 다소 거리가 먼 모습이다. 글라이드윙으로 명명된 디자인 기조에 따라 레이어드 스타일로 다듬어진 대시보드와 직관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센터페시아를 적용했지만 시선을 끌기에는 조금 밋밋한 모습이다.

대신 아날로그 클러스터와 함께 적용된 디스플레이 패널 타입의 계기판 및 차량 정보창이 주는 만족감이 우수하고,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한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기반으로 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만족감이 인상적이다.

이외에도 닛산 고유의 스포티한 감성을 드러내는 D-컷 스티어링 휠을 적용한 점도 눈길을 끈다.

덧붙여 시트의 전동 조절 기능이나 열선 시트 및 스티어링 휠 등의 기능 등이 배치된 점 등은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다만 버튼이나 다이얼 등의 구성에 있어 ‘최신의 닛산’이 아닌 ‘다소 과거의 존재’에서 가져왔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일 것이다.

실내 공간은 준수한 모습이다. 휠베이스는 초대 리프와 큰 차이가 없는 2,700mm지만 패키징의 최적화 덕분인지 체감되는 공간이 한층 넓어진 느낌이다. 시트도 제법 스포티한 감성이며 탑승자의 몸을 잘 지지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스티어링 휠의 텔레스코픽 기능이 부재, 그리고 드라이빙 포지션이 다소 높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2열 공간은 평이한 수준이지만 부족함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실제 2열에 마련된 시트는 1열과 같이 만족감이 우수한 편이며, 전고를 다소 높게 그려낸 만큼 헤드룸의 여유도 충분히 누릴 수 있었다. 덧붙여 레그룸 자체도 부족하지 않은 만큼 리프를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되었다.

적재 공간에서는 적극적인 의지가 드러난다.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적재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형태를 떠나 ‘공간 확보’에 공을 들인 걸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큰 짐도 쉽게 적재할 수 있으며, 2열 시트 역시 60:40 비율로 분할 폴딩되는 만큼 상황에 따라 다양한 활동에서도 제 몫을 다할 수 있다.

밸런스를 이뤄낸 2세대 리프

2세대 리프의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밸런스의 구현’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110kW급 EM57으로 명명된 전기모터를 장착해 150마력과 32.6kg.m의 토크를 발취하며, 이를 전륜으로 전달해 경쾌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선사한다. 여기에 차체 하부에는 40kWh급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리프는 1회 충전 시 231km의 주행 거리를 인증 받았다. 참고로 공인 전기는 복합 기준, 5.1km/kWh이며 도심과 고속 주행에서의 전비 역시 각각 5.5km/kWh와 4.7km/kW이다. 성능이나 구성 등에 있어서는 ‘트렌드’를 잘 따르는 모습이지만 주행거리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쉬움으로 시작해 만족감으로 이어지는 리프

닛산 리프와의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곧바로 지상과 시트의 높이가 상당히 떨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외형에서 날렵한 해치백으로 표현되었으나 차체 하부에 배터리가 자리하고 있는 만큼 물리적인, 절대적인 시트의 높이가 높아진 결과다. 덧붙여 스티어링 휠이 텔레스코픽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점 역시 아쉽게 느껴진다.

스타트 버튼을 눌러 차량을 깨우면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차량에 대한 여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센터터널에 자리한 독특한 형태의 기어 노브를 조작할 수 있는데, 토요타 프리우스 이후로 등장한 일본식 ‘친환경 차량’들이 자주 애용하는 기어 노브라 할 수 있다. 센터 터널에 공간여유가 있는 만큼 추후에는 ‘버튼식 기어 시프트 패널’을 더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환산 시 150마력의 EM57 전기모터는 리프를 달리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실제 리프의 공차중량이 1,585kg으로 전기차로는 비교적 가벼운 편다. 덕분에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전기차 특유의 빠른 반응과 함께 출력이 전개되며, 발진 가속과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에서도 부족함 없는 움직임을 선사한다.

특히 에코 모드를 활성화시키더라도 이러한 가속력에는 큰 아쉬움이 없어 ‘전기차의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게다가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대한 피드백 역시 여느 전기차들에 비해 더욱 명확해 조작에 대한 만족감이 상당하다.

그런데 원 페달 주행이 가능하다는 ‘e-페달’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곧바로 에너지 회수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인데 이 때의 저항이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다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주행의 효율성을 위한 선택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어느새 기능을 끄는 스스로를 볼 수 있었다.

차량을 다루고, 또 조작하는 과정에서의 질감, 그리고 움직임에서 느껴지는 ‘피드백’ 역시 만족스럽다. 조향 자체는 가벼운 편이지만 그렇다고 노면에 대한 피드백이나 조향 질감 자체가 여느 전기차 중에서도 명확하고 직관적이다. 덕분에 쉐보레 볼트 EV처럼 드라이빙 시에 ‘즐거움’이 살아나는 편이며, 슬라럼 및 연속된 조향 상황에서도 능숙한 모습이다.

게다가 간간히 큰 충격을 받아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서스펜션의 셋업에 있어서도 무게중심과 중심의 이동, 이를 기반으로 한 주행의 질감을 명료하게 선보이는 만큼 운전자에게 리프가 달리고 있는 상황의 느낌을 효과적으로 구현해 ‘드라이빙의 욕심’을 한껏 살리는 모습이다.

또 이러한 셋업의 한계가 전기차를 떠나 ‘동 세그먼트의 차량들’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타이어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주행 성능을 한층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타이어를 바꾸지 않은 ‘순정의 상태’로도 즐거운 드라이빙을 구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절대적인 배터리의 용량이 작은 만큼, 주행을 하면 할수록 주행 가능 거리가 줄어드는 것에 다소 긴장감이 느껴지긴 하나 주행 자체의 매력이 여느 전기차보다 뛰어난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주행을 마무리할 즈음에는 ‘재미있다’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울 정도였다.

좋은점:

주행에 대한 높은 만족감, 한국의 소비자를 고려한 적극적인 상품 개선

아쉬운점:

절대적인 주행 거리의 열세

리프 플러스를 기대하게 만드는 존재

닛산 올 뉴 리프의 등장은 분명 성공적인 세대 교체를 알리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국내 전기차 시장은 분명 2세대 리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조건’을 요구하는 시장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닛산 리프의 설득력이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인 만큼 국내 전기차 시장에는 2세대 리프보다는 2세대 리프에 주행 거리를 대폭 늘린, 80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리프 플러스’가 더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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