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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이 가봤다] 이공대·예체능계는 어떡하라고… 온라인 강의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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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이 가봤다] 이공대·예체능계는 어떡하라고… 온라인 강의에 속앓이

입력
2020.03.30 08:00
수정
2020.03.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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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계는 그럭저럭, 예체능·이공계는 막막 

 서울대 영어교육과 온라인 화상 강의 들어봤더니…강의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대 영어교육과 한 학생이 26일 오전 이병민 교수의 ‘영어교과교재 및 연구법’ 강의를 온라인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듣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서울대 영어교육과 한 학생이 26일 오전 이병민 교수의 ‘영어교과교재 및 연구법’ 강의를 온라인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듣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오늘은 베토벤이 서거한 날이라 한 번 틀어봤어요. 이렇게 노래도 틀고, 방송 디제이 하는 것 같죠?”

26일 오전 9시 50분. 수업 10분 전 화상 회의 프로그램 줌(zoom)에서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가 보낸 링크를 열자 교수 얼굴과 함께 베토벤 교향곡 7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여유 있는 교수의 농담에 화면에 비친 학생들은 활짝 웃음을 지어 보였다. 교수는 매 수업 시간보다 학생들보다 먼저 접속해 학생들을 기다리며 음악을 하나씩 소개하고 있다. 노래를 틀고 학생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마치 인터넷 방송을 보는 듯했다.

실시간 강의 화면 위로 편한 복장을 한 학생들이 하나 둘씩 모였다. 집이지만 모자를 눌러 쓴 학생도 있었다. 수업에 참여했던 김모(23)씨는 “화면에는 상체만 노출되는 탓에 집에서는 바지는 잠옷을 입고 상의만 외출복으로 갈아입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이나 옷차림 그리고 머리를 신경 쓰는 시간이 확 줄었다. 결과적으로 강의실에 수업 들으러 갈 때는 40분 전부터 준비를 해야 했지만 지금은 온라인 수업을 듣기 위해 5분이면 충분해졌다.

10시 정각이 되자 이 교수는 음악을 끄고 출석 체크를 시작했다. 20여 명의 학생들이 대답을 할 때마다 한 명 한 명의 얼굴이 화면에 크게 나타났다. 마이크에 소리가 인식되는 참여자의 화상을 전체 화면에 띄우는 줌의 기능을 사용한 것이다. 이 교수는 대답이 없던 학생이 알고 보니 마이크를 꺼놓은 상태였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수업을 시작했다.

이날 이 교수는 교생 실습을 준비하는 사범대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교과교재 및 연구법’ 강의를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강의실이 아닌 온라인에서 강의가 이뤄진 지도 벌써 2주째가 돼 간다.

강의는 오프라인 수업에서처럼 주로 파워포인트(PPT)를 바탕으로 했다. 수업이 시작되자 교수 얼굴을 비추던 화면은 PPT 화면으로 바뀌었고, 학생들은 교수 얼굴을 모니터 오른쪽 하단의 작은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미니 회의실에서 조별 토론 진행… 화상 강의 공간을 ‘교실’이라 부르기도 

서울대 영어교육과 한 학생이 26일 오전 집 근처 카페에서 이병민 교수의 영어교과교재 및 연구법 수업을 온라인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듣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서울대 영어교육과 한 학생이 26일 오전 집 근처 카페에서 이병민 교수의 영어교과교재 및 연구법 수업을 온라인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듣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이 교수가 PPT를 설명하다 ‘가시적 커리큘럼(visible curriculum)과 비가시적 커리큘럼(invisible curriculum)의 차이’에 관한 페이지가 나오자 “10분 정도 조별 토론을 진행하죠”라며 강의를 진행하던 화상 회의실 안에 ‘작은 회의실’들을 만들었다. 이 회의실에는 학생들이 4명씩 모였다. 팀 플레이를 위한 각각의 소회의실은 다른 소회의실과 구분이 되기 때문에 서로 소리가 들리지는 않는다.

소회의실에 학생들이 모이자 곧바로 토론이 시작됐다. 가장 주도적인 학생이 “OO야 어떻게 생각해?” 라며 운을 떼자 지목 받은 학생은 “솔직히 저는 두 개의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4학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헷갈리네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또 다른 학생이 “저는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는데, OO씨가 말씀해주시겠어요”라며 빠지는 학생 없이 서로의 의견을 활발히 교환했다.

약속했던 10분이 지나자 이 교수가 조별 회의실에 나타났다. “이야기는 잘 해봤나요?”라며 몇 가지를 묻고 교수는 다른 회의실로 옮겨갔다. 마치 강의실을 돌아다니는 교수의 모습 같았다. 교수가 회의실을 나가자 학생들끼리 잡담도 오고 갔다. “초중고 개학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된다는 말이 있던데, 저희 교생 실습은 나갈 수 있을까요?” “온라인 교생을 할 수도 있겠군요!”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졸업반 학생들의 걱정을 나눴다. 이야기가 끝난 후 한 학생이 “슬슬 교실로 돌아가볼까요?”라며 모임을 정리했다. 무의식 중 학생들은 실시간 화상 강의 공간을 ‘교실’이라고 표현했다.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통하고 있었지만 완전한 교육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모습이었다.

마이크를 켠 채로 회의실에 돌아간 학생 쪽에서 카페의 음악 소리가 새나가자 이 교수는 “누가 음악을 연주하네요, 누구야” 라며 학생의 실수를 재치 있게 넘기기도 했다.

 손들기 투표, 특정 학생 콕 찍어 질문…강의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들 

이병민 서울대 교수가 26일 영어교육과 4학년 학생들과 함께 ‘줌(ZOOM)’ 프로그램을 이용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이 교수의 노트북 화면에 학생들의 얼굴이 보인다. 정준희 인턴기자
이병민 서울대 교수가 26일 영어교육과 4학년 학생들과 함께 ‘줌(ZOOM)’ 프로그램을 이용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이 교수의 노트북 화면에 학생들의 얼굴이 보인다. 정준희 인턴기자

이 교수는 학생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계속했다. 대표적으로 질문을 하면서 수업을 끌어 갔다. “교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체는 누구인가? (Which one is the most influential to classroom, teachers, students, and parents?)”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 손을 들어 투표하도록 했다. 또 교수는 학생 전체를 향해 간단한 질문을 하거나 특정 학생을 지목해 대답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골고루 발언하며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쉬는 시간이 되자 다시 베토벤 음악이 흘러나왔다. 자리를 뜨는 학생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간단한 간식을 먹거나, 핸드폰을 만지기도 했다. 평소라면 옆 자리에서 같이 수업을 들었을 친구와는 카카오톡을 통해 수다를 떨었다.

수업이 끝나자 교수는 “지루하지 않았어요?”라며 걱정 어린 질문을 했고, 학생들은 동시에 “재미있었습니다”, “좋았습니다” 등을 외쳤다. 그러자 교수 “재미있었어요? 땡큐! 다음 시간에 봅시다”라며 기분 좋게 수업을 마무리했다.

김씨는 “이 교수님은 첫 수업부터 프로그램이나 기기를 만지는 게 능숙하셨다. 이미 많이 사용해보신 것 같았다. 교수님 세대는 보통 이런 것들 것을 낯설어 하실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예상과 달라서 조금 놀랬다”고 말했다.

 그나마 인문계는 온라인 강의가 해 볼만 하다는데 

온라인 개강은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처음이다. 평소에도 ‘사이버 강의’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수업을 제공했지만 실시간 수업이 아닌 녹화된 강의를 제공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서 대학들이 서둘러 온라인으로 개강을 했다.

그 나마 인문계 학생들은 온라인 개강 이후 수업에 큰 문제는 느끼지 않는 반응들이다. 서울대 4학년 김모씨는 “같은 교수님의 오프라인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모두 들어봤지만 크게 차이가 없다”며 “화상 회의 프로그램만으로도 충분히 얼굴을 보고 토론하고, 수업 자료를 받고 과제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조별 과제와 발표는 뾰족한 대안이 마련돼있지 않아 과제로 대체하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사실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에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데는 교수들의 노력이 한 몫 했다. 교수들은 강의 직후 이메일을 통해 질문을 받고 최대한 빨리 답변을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한 영어교육과 교수는 설문 사이트 ‘멘티 코드’를 통해 학생들이 질문을 익명으로 올릴 수 있게 하고, 다음 수업 시간에 관련 답변을 한다. 궁금한 점들이 즉시 해결되니 학생들도 진도를 따라가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분위기다. 한 외국인 교수는 강의를 녹화하면서 직접 성대모사를 하며 수업의 흥미를 올리기도 한다.

김씨는“학생들이야 프로그램 접속해서 특별한 기술 없이도 그냥 수업을 들으면 되지만 교수님들은 PPT 만들고, 자료 띄우고, 학생들 집중력 유지하게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하니 상당히 복잡하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모여서 합을 맞춰야 하는데 만날 수 없으니… 음대ᆞ무용과는 답답 

영남대 음대 기악과 학생들이 관현합주 연습을 하고 있다. 영남대 음대 기악과 페이스북.
영남대 음대 기악과 학생들이 관현합주 연습을 하고 있다. 영남대 음대 기악과 페이스북.

반면 대부분의 수업이 실기와 실습 위주로 구성돼 있는 예체능 계열과 이공계는 오프라인 강의가 전면 취소되면서 애를 먹고 있다.

음대의 온라인 개강 상황을 묻자 A교수는 걱정이 태산이라 했다. 음대는 레슨이 핵심이고 학생과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데 그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일부 교수와 학생은 그런 대로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레슨을 진행하기도 한다. 녹음을 하거나 화상 전화를 통해 악기 레슨을 받는 식으로. 그러나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소리와 실제 듣는 소리는 큰 차이가 있다. 게다가 학생마다 스피커와 마이크 성능이 제각각인 탓에 같은 교수로부터 듣는 강의라도 장비에 따라 수업의 질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학교 밖에서 악기를 연주할 공간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플루트, 트럼펫과 같은 관악기처럼 볼륨이 큰 악기는 아파트에서 연주 자체가 안되니 온라인 레슨도 소용이 없다. 개인 연습실 혹은 집에 방음 공간을 가지고 있는 일부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이 더 많다.

게다가 오케스트라 수업은 온라인으로 대체 불가다. 100명 가까이가 한 공간에서 합을 맞춰봐야 하는 수업이라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아예 진행할 수 없다. 바이올린 첼로 같은 현악기는 그나마 마스크를 쓰고 연주할 수 있지만, 관악기는 침이 나오기 때문에 엄두도 안 난다.

이에 일부 음대 총학생회는 온라인 강의를 거부한다는 성명까지 냈다. 지금 상태로는 강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니 코로나19가 진정된 뒤 보강을 받겠다는 것. 그러나 보강이 몰릴 경우 교수들은 시간표 짜는 것 자체가 과부하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학생들은 실기 시험과 졸업 연주회를 모두 정상적으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춘계 연주는 취소됐다.

음대뿐만 아니라 무용과도 마비 상태다. 발레과는 입학하자마자 이론 수업 없이 바로 작품을 시작한다. 온라인 강의로 대체할 수 있는 내용이 아예 없다. 게다가 춤은 전부 독무가 아닌 군무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 동선 연습이 필수적인데 이 역시 불가능한 상태다.

A교수는 녹화 강의로 이론 수업을 한 뒤 정해진 시간에 실시간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서 질문을 받고 답하는 식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학생들이 녹화된 강의를 듣는 시간이 다 다르다 보니 A교수의 핸드폰은 밤낮 없이 울린다. 그는“학생들과 10분~30분을 통화하다 보면 결국 하루 종일 통화를 하고 있다”며 “이론은 온라인 강의로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겠지만 핑거링 등 연주 테크닉과 자세를 바로 잡아줘야 하는 실기는 만만치 않다”고 했다.

 도자기는 만들지도 못한 채 이미 배운 이론을 또 배운다? 

서울 소재 대학 도예과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씨의 작품. 김모씨 제공.
서울 소재 대학 도예과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씨의 작품. 김모씨 제공.

서울 한 대학의 도예과 3학년 김모(23)씨는 온라인 개강을 했지만 자신은 사실상 ‘방학 중’이라고 했다. 그는 “온라인 개강 이후 실기 수업은 전혀 하지 못한 채 계획에 없던 이론 수업만으로 시간을 채우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3학년은 원래 이론 수업이 없지만 온라인으로 실기 수업이 어려워지자 1학년 때 이미 배운 내용을 다시 듣고 있다.

도자기 수업의 시연도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오프라인 교실이었다면 학생들은 교수의 손과 움직임을 자세히 보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 내려 보거나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한다. 물레 돌리기는 도자기 안쪽도 자세히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 시연에서는 카메라 한 대가 한 각도 만을 비추기 때문에 충분하지 않다.

도자기 제작은 반죽 만들고 굽는 방법도 다양하니까 학생들이 일일이 경험을 통해서 몸으로 익혀야 한다. 게다가 시험도 실기 위주기 때문에 과연 온라인 수업 만으로 어떻게 평가를 할 지도 막막하다. 김씨는 “특히 졸업을 앞두고 있는 선배들이 걱정이 제일 클 것”이라며 “모든 수업이 11월에 있는 졸업 전시회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는 과정인데 한 달 째 아무 것도 하지 못하니 걱정이 크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게다가 도자기 디자인을 위해서는 일러스트와 포토샵과 같은 사양이 높은 프로그램이나 용량이 큰 자료를 활용해야 하는데, 개인 컴퓨터에서는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교수들이 프로그램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소스를 제공하지만,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병원 실습 가야 하는데 발만 동동 구르는 간호대생들 

한 중앙대 간호대 학생이 통합간호실습센터에서 마네킹을 상대로 시뮬레이션 실습을 하고 있다. 중대신문 홈페이지
한 중앙대 간호대 학생이 통합간호실습센터에서 마네킹을 상대로 시뮬레이션 실습을 하고 있다. 중대신문 홈페이지

중앙대 간호학과 4학년 박모(25)씨는 병원 실습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간호사 면허증을 따기 위해서는 병원 실습을 1,000시간 채워야 하지만 자꾸 미뤄지면서 걱정이 앞선다. 원래대로라면 강의실에서 2주 동안 수업을 듣고 실제 병원에서 2주 동안 실습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개강 후 2주의 과목 수업은 어찌어찌 들었지만 실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연기됐다.

실습 전 필히 거쳐야 하는 시뮬레이션 실습 또한 전면 중단이다. 시뮬레이션에는 환자 역할을 하는 연기자가 와서 학생들이 실제 병원에서의 역할을 배우고 응급 상황을 대비한다. 설사 코로나19가 잦아들고 학교로 돌아간다고 해도 먼저 시뮬레이션 실습을 한 뒤에 병원 실습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결국 실습은 한참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습 전 2주 교육 과정은 온라인 강의로 전환됐다.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교수님이 들고 온 의료기구를 직접 보여 사용법을 자세하게 배울 수 있지만, 녹음된 음성 만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강의는 상대적으로 내용 전달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강의를 다 이해하기 쉽지 않다.

전염병에 취약한 병원 측도 학생 실습을 선뜻 받기 어렵다. 학교와 학생회 측은 코로나19가 진정될 경우 4월 중순부터 실습을 정상 진행했으면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 실습 중단이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학교 측은 실습을 방학에 보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박씨는 궁금한 걸 제때 해결할 수 없는 게 답답하다 했다. “교수 한 분이 90명 가량의 학생이 보낸 메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바로 답변을 받기 힘들다”라며 “다만 일부 교수들이 선배들이 자주 했던 질문을 토대로 예상 질문에 답변을 해주는 수업 방식은 크게 도움이 된다”며 고마워 했다.

 온라인 강의의 가능성 보긴 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체계적 계획이 꼭 필요 

서울대 영어교육과 한 학생이 26일 오전 이병민 교수의 ‘영어교과교재 및 연구법’ 강의를 온라인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듣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서울대 영어교육과 한 학생이 26일 오전 이병민 교수의 ‘영어교과교재 및 연구법’ 강의를 온라인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듣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국내 대학들은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고, 갖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교수, 학생들은 얼떨결에 온라인 강의를 경험하면서 그 장단점을 직접 알게 됐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해도 온라인 강의에 대한 논의는 계속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당장은 모든 강의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기 보다는 기존 오프라인 강의 위주로 하면서 온라인 강의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그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충할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아울러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현장 실습 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사범대, 간호대 학생들이 자격증을 따는 기회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 무대 혹은 전시에 필요한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예체능계 학생들도 세심한 지원을 바라는 목소리에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혜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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