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다크웹’ 통해 33개 소지 20대 항소심
1심선 벌금형 선고유예… 2심 재판 결과 관심
미성년자 성 착취물 텔레그램 공유방인 ‘n번방’과 함께 아동ㆍ청소년 등장 음란물의 온상으로 알려진 다크웹(dark web) 이용자가 1심에서 선고유예형을 받아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다.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소지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이어서 항소심 선고에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춘천지법 형사1부 심리로 아동ㆍ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소지)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이 열렸다.
A씨는 인터넷 프로토콜(IP)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웹을 통해 음란물 전용 사이트에 접속한 뒤, 2016년 2월부터 그 해 11월까지 아동과 청소년 등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33개를 다운받아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비트코인 거래소를 이용해 해당 사이트에서 지정하는 지갑 주소로 비트코인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음란물을 구매했다.
수사기관은 2018년 5월 다크웹 운영자를 적발하면서 전국 각지 150여 명에 달하는 소지자도 함께 형사처벌 했다. 같은 해 5월 벌금 200만원에 약식 기소된 A씨는 이에 불복해 그 해 8월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두 차례 변론 끝에 1심 재판부는 2018년 11월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당시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범행을 모두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선고유예 이유를 밝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검찰이 1심 선고유예에 불복해 항소했다.
1년여간 공전한 A씨의 항소심 재판은 공교롭게도 ‘n번방’ 사건이 불거진 최근에 재개됐다.
검찰은 “아동, 청소년 등장 영상물의 제작ㆍ판매를 막기 위해서는 소지자도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의 선고유예 처분은 다른 소지자와 비교해도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벌금 200만원 선고와 함께 수강 명령 이수 및 취업 제한을 추가로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사회적으로 대두된 상황에서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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