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철 변호사 “갑자기 뛰어들어오면 운전자는 어찌 하냐”
일명 ‘민식이법’이 25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시행 당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서 민식이법 시행 당일 발생했다는 사고 영상 두 개를 소개했다. 두 영상 모두 민식이법 대상인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먼저 공개된 영상은 서울 도봉구 창동의 스쿨존을 지나던 택시와 길을 건너던 어린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택시는 시속 23~29㎞로 서행하다가 갑자기 한 아이가 인도에서 차도로 뛰어나와 급정거했다. 아이는 펜스와 전봇대에 가려 운전자 시야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뛰어나왔다. 횡단보도를 조금 벗어난 위치였다.
한 변호사는 해당 사고를 두고 “이게 민식이법이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로 아이가 뛰어든 거다. 아이들은 저럴 수 있다”며 “저랬을 때, 피할 수 있냐? 못 피한다. 만약 저 아이가 쓰러져서 사망했어도 무죄가 나올까. 아이가 사망했으면 최소한 징역 3년 이상이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다행히 실제로 충돌하진 않았다고 한다.
또 다른 영상에서도 갑작스럽게 사고가 발생했다. 영상을 살펴보면 25일 충남 서천 서천읍 한 스쿨존에서 중학교 1학년 학생이 도로 건너편에서 급하게 뛰어와 블랙박스 차량과 부딪힌다. 트럭이 지나간 직후 아이는 반대편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했고, 블랙박스 차량의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아이와 부딪혔다.
한 변호사가 시청자들을 상대로 유ㆍ무죄를 투표했는데 무죄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그러나 한 변호사는 해당 사고에 대해 “15~20m만 더 가면 횡단보도인데, 여기서 애가 뛰어들어오면 (운전자는)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누가 더 잘못했냐. 95%이상이 무죄였는데 이건 무죄 나오기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블랙박스 제보자는 “저희 어머니가 운전하다가 무단횡단하는 중학교 1학년 남자 아이와 사고가 났다”며 “사고 지점은 어린이 보호구역 표지판에서 2~3m 떨어진 지점인데, 어머니 말로는 반대편에서 오는 트럭에 가려서 잘 보지 못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이에 대해 “우리가 (블랙박스를 통해)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 상황은 많이 다르다”며 “정말 운전자 입장에서는 불가항력이다. 제한속도 30㎞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면서 온라인에서는 민식이법을 두고 개정 요구가 확산하는 등 다시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영상에는 “무단횡단은 보호할 가치가 없다. 오히려 아이 부모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34****), “진짜 스쿨존에서는 차에서 내려 차를 밀어야 할 정도다”(박****), “저런 걸 어떻게 피하냐. 스쿨존 무단횡단도 벌금 높여야 하는 거 아니냐”(앤****) 등 비판 댓글이 무더기로 달렸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법의 본질을 훼손시키는 것 아니냐”(H***)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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