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 인터뷰]
“정치는 누구한테 기대서 하는 게 아니라 자기 힘으로 하는 것이다.”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오신환(49) 후보가 ‘문재인 브랜드’를 앞세워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의 정태호 후보에게 날린 견제구다. 오 후보는 2015년 4월 보궐선거에서 ‘서울의 호남’으로 불리는 관악을에 보수 정당(새누리당) 깃발을 꽂았다. 27년 만이었다. 오 후보가 20대 총선에서 승리해 재선 의원을 지내는 사이, 정 후보는 ‘청와대 일자리수석’ 경력을 달고 돌아왔다. 오 후보는 지역을 떠나 있었던 정 후보를 향해 “선거는 벼락치기 하듯 치르는 게 아니다”고 했다.
_정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수석을 지내며 ‘힘 있는 후보’로 몸집을 키웠다.
“대통령 참모 경력이 지역구 국회의원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가 이번에 당선되면 3선이 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해보려 한다. 그러면 공무원들이 법안 통과를 위해 누굴 더 많이 찾아 오겠나.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건 ‘초선 올드보이’(정 후보)가 아니라 힘 있고 젊은 3선 의원이다.”
_지역 주민들 입장에선 그래도 ‘새로운 인물’을 원하지 않을까.
“정 후보는 저한테 이미 두 번 패했다. 주민들 눈에 새로울까. 27년간 관악을에 고인 물을 제가 5년 전부터 퍼내기 시작했다. 10년 넘은 숙원사업인 신림선 경전철을 착공시킨 덕분에 2년 뒤면 관악에서 여의도까지 15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_험지인 관악을에서 3선 고지 밟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이번이 관악에서 치르는 6번째(시의원ㆍ구청장 선거 포함) 선거다. 늘 벼랑 끝에서 선거를 치렀지만, 3차례(시의원 선거 포함) 승리한 경험이 있다. 당 지지율이 선거 결과를 좌우하진 않는다. 무엇보다 지난 5년간 열심히 일했다.”
_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새누리당→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통합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주민들이 가벼운 행보로 보진 않나.
“보수가 지향해야 할 ‘개혁보수’로 가는 과정에서 당을 옮긴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실정에 맞서 보수가 결집하라는 국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통합당에 합류했다. 통합당이 개혁보수의 길을 가도록 노선투쟁을 해 나간다면 주민들도 이해하실 거다.”
_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정 후보를 이긴 건 진보진영 분열로 선거가 3자 구도였기 때문 아닌가. 이번엔 양자 구도인데.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갔던 표가 모두 민주당으로 갈 것이라고 보면 오산이다. 국민의당은 새누리당(현 통합당) 공천 파동에 실망한 합리적 보수층의 표도 상당 부분 흡수했다. 정 후보가 싫어서 국민의당을 택한 민주당 지지층도 꽤 있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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