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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들 인면수심 끝은 어디… 10세 미만 소아 불법촬영물 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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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들 인면수심 끝은 어디… 10세 미만 소아 불법촬영물 방까지

입력
2020.03.27 17:00
수정
2020.03.27 17: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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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속 드러나는 추악한 텔레그램 대화방들 

 ‘박사방’ 유료회원 추정 40대 남 극단적 선택 

[저작권 한국일보]10세 미만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한 음란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에서 오간 대화 내용(일부는 모자이크 처리). 독자 제공
[저작권 한국일보]10세 미만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한 음란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에서 오간 대화 내용(일부는 모자이크 처리). 독자 제공

미성년자 포함 수많은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한 동영상을 제작ㆍ유포하다 붙잡힌 조주빈(25)의 ‘박사방’에 이어 추악한 범죄가 자행된 텔레그램 비밀대화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 중엔 채 열 살이 안된 소아들의 불법 음란물만 공유한 대화방까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텔레그램 내 불법 음란물 관련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최근까지 텔레그램에는 ‘어린이 갤러리’라는 비밀대화방이 운영됐다. 비밀번호를 받고 입장한 30명 이상의 회원들은 소아의 신체 등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했다.

회원 가운데 자신을 소아과 레지던트라고 소개한 이는 진료를 받기 위해 온 아이를 불법 촬영한 사진 등을 공유했다. 태권도장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한 회원은 도장에 다니는 아이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이 공유한 영상물 중에는 10대 미만 아동과 성관계를 하는 것까지 있어 아동 성폭행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회원 중 일부는 조주빈처럼 10세 미만 어린이들을 협박해 불법 음란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접근해 “선물을 보내줄 테니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식으로 친분을 쌓으며 개인정보를 얻고 신체 사진을 요구한 것으로 A씨는 파악했다. 일단 사진을 확보하면 “부모님에게 알리겠다”고 협박을 하며 지속적으로 성착취 사진과 영상을 받아내는 수법이다. A씨는 “성에 대한 관념이 부족하고 사리 분별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라 협박하기가 성인보다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동 음란물을 판매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글. 독자 제공
아동 음란물을 판매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글. 독자 제공

이런 아동 음란물은 텔레그램과 트위터 등에서 ‘로리 영상’이란 이름으로 수만~수십 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유통하다 적발돼도 처벌은 약했다. A씨는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켈리는 사실 ‘n번방’보다 ‘로리방’으로 더 유명했다”며 “영상 수만 개를 판매했지만 1심에서 고작 1년형을 받았다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A씨가 언급한 텔레그램 닉네임 켈리는 성착취 영상이 공유된 n번방을 최초 운영자인 ‘갓갓’에게 물려 받은 신모(32)씨다. 지난해 11월 춘천지법은 ‘수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신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신씨는 과거에도 아동ㆍ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어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불렀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4월 내놓은 ‘2017년도 아동ㆍ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추세와 동향분석’에는 미약한 처벌의 현주소가 담겨 있다. 아동 음란물을 제작한 성범죄자 중 실형을 받은 건 20.8%에 그쳤다. 징역 형량은 평균 3년 2월에 불과했다. 범죄 전력이 없거나 범행을 시인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받은 비율은 무려 78%였다.

한편, 이날 오전 2시 50분쯤 서울 한강 영동대교에서 박사방 유료회원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서에는 ‘박사방에 돈을 입금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죄책감이 들고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유서 내용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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