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들의 움직임이 음원 생태계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플로는 지난 18일 기존의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24시간 누적 기준 차트에 AI 및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플로차트를 론칭했다. 또한 메인 홈 화면의 최신앨범 소개도 자체적인 편집에 의존하지 않고 이용자의 선호에 맞게 개인화해 제공하고 있다. 이에 이용자들은 플로를 차트로도, 취향 기반 추천 플레이리스트로도 시작할 수 있다.
가요계의 여러 주체들이 음원 사재기로 대표되는 불공정 유통 행위 근절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의 음악 팬들은 대안 중 하나로 음원 플랫폼의 실시간 차트 폐지를 언급했다. 실시간 차트가 일부 조작에 취약하고, 리스너들의 취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 플로는 차트 개편으로 응답했다.
플로차트가 열흘 째 운영되고 있는 27일, 플로 측 관계자는 본지에 "차트 개편 후 실제로 오랜 시간 많이 듣는 곡이 상위로 올라오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24시간 누적 데이터로 신뢰도를 높이면서도, 매 시간 순위 변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들이 지루함 없이 음악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그 효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존의 실시간 차트가 비판 받아온 공신력이나 싱크로율 등의 문제를 해결할 만한 열쇠도 플로의 이번 개편에서 찾아볼 수 있다. 플로 측 관계자는 "현재 추천 플레이리스트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이용자 비중이 일간이용자수(DAU) 기준 75% 이상"이라며 "취향 기반의 맞춤형 플랫폼이라는 방향성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는 취지를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인공지능 기반 음악 플랫폼 바이브는 정산 방식에 있어 개편을 단행한다. 상반기 중 새로운 음원 사용료 정산 시스템(VPS)을 도입, 이용자가 낸 스트리밍 비용이 실제로 들은 음악의 저작권자에게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음원사 및 유통사 등 유관 기관들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재생수에 비례해 음원료를 정산하는 기존의 비례배분제 또한 음원 사재기를 야기하는 시스템 중 하나로 지적 받아왔는데, 바이브는 이를 지양하고 아티스트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도록 VPS 도입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는 이와 관련 "아티스트에게 팬들의 응원이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되며 건강한 창작 활동에 힘이 되길 기대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지난해 말 박경의 SNS를 계기로 음원 사재기는 많은 음악 팬들의 공적이 됐다. 이를 근절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안이 곳곳에서 제시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의 배경이 되는 음원 플랫폼의 역할도 주목 받았다. 플로와 바이브는 이번 시스템 개편으로 더 건강하고 다양한 음원 생태계를 위해 보다 직접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첫 단추가 끼워졌으니 이제 이런 변화가 실제 리스너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또한 가요계와 음원 시장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기대해봄직하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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