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비자 입국 금지ㆍ하늘 길 차단 
 코로나19 해외 유입 늘자 극약처방 
 ‘양회’ 개최 위한 사전 포석 관측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 제3터미널에서 지난 9일 노란 조끼를 입은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가 입국 교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독자 제공

중국이 사실상 모든 입국을 제한하는 극약 처방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유입에 맞서 검역수위를 최고단계로 끌어올리면서도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던 중국은 불과 하루 만에 빗장을 걸어 잠그며 전 세계와의 단절을 택했다.

중국 외교부와 이민관리국은 26일 밤 “기존에 유효한 비자와 거류허가를 가진 외국인도 28일 0시부터는 입국할 수 없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외교와 공무 비자 소지자는 기존대로 입국이 가능하고 경제무역, 과학기술 활동, 기타 인도주의적 사유 등으로 중국 방문이 필요한 이들은 각국의 중국 공관에 별도 비자 신청을 해야 한다는 예외조항을 달긴 했지만 일반인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중국과 각국을 연결하는 하늘 길도 차단했다. 민항국은 29일 0시부터 중국과 해외 항공사를 막론하고 일주일에 단 1편의 여객기만 중국을 오갈 수 있도록 대폭 줄였다. 또 기내에 승객을 꽉 채우지 말고 탑승률을 75%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달 들어 중국 전역의 입국자가 하루 평균 1만2,000명 수준으로 줄어 전년 대비 80% 이상 감소한 상태다. 그것만으로는 모자라 겨우 명맥만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다시 틀어막은 셈이다. 중국에 입국하는 베이징은 하루 평균 40명, 중국 전역으로는 200명 가량으로 추산되는 입국 교민들도 피해를 입게 됐다. 외교 소식통은 27일 “고작 1편만 남겨놓은 건 항공기 운항을 아예 없앴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갑작스런 조치는 표면적으로 코로나19 해외 유입이 심각한데 따른 대책으로 보인다. 연일 해외 유입 감염 사례가 수십 명에 달해 총 6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 본토의 신규 확진자가 거의 전무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미국의 코로나19 확진 환자 규모가 중국을 넘어서는 등 해외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2차 감염 폭발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중국은 전날까지만 해도 “입국자에 대해 세관 검역과 14일간 격리, 의료기관 검사 등 3단계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해외 유입 사례가 늘고 있지만, 방역망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다 하루 만에 돌연 방침을 바꿨다. 중국은 지난 22일 베이징행 국제항공편의 경우 서우두 공항 대신 인근지역 공항을 경유해 승객들이 먼저 검사를 받도록 검역 절차를 강화한 데 이어 25일에는 베이징ㆍ상하이ㆍ광저우ㆍ선전 등 1선 도시 4곳의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목적지와 상관없이 집중격리와 핵산검사를 실시하며 검역 수위를 다시 높였다. 이처럼 입국 제한조치를 가급적 피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마지막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에 방역 차원이 아닌 정치적 판단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초 열려다 미뤄진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ㆍ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야 전국 각지의 대표들이 모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4월 18일이나 19일쯤 양회가 열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반면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환자가 ‘0’으로 떨어진 이후 잠복기의 2배인 28일간 유지돼야 감염 종식 선언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4월 중순 이전에 종식 선언을 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촉박한 상태다.

이와 관련, 중국 축구협회 관계자는 올 시즌 개막시점에 대해 “양회가 먼저 열려야 하기 때문에 일러야 5월 중순이나 하순, 아니면 6월로 넘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일부 매체가 전했다. 양회가 통상 2주간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양회 개최 시점을 앞당겨도 4월 말 이후에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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