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화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주요20개국(G20) 특별화상정상회의에 참석, “단합된 연대로 오늘의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3가지를 제안했다. ①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힘을 합치고 ②확장적 거시정책을 펴야 하며 ③국가 간 경제 교류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다른 국가들보다 먼저 겪으며 쌓은 경험과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국제사회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를 경제위기 돌파구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코로나19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기업 '씨젠'에서 연구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경험ㆍ임상 데이터 공유하자”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연대 강화와 정책 공조를 통해 코로나19 극복이 가능하도록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며 “우리 G20 회원국들은 코로나19 방역 경험과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고,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한국이 코로나19에 나름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자신감으로부터 비롯된 듯하다. 신속한 확진자 판별, 투명한 정보 공개 등을 특징으로 하는 ‘한국형 방역체계’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목도가 커지는 흐름이다.

문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서 “아직 안심할 수는 없지만, 선제적이고 투명한 방역조치와 우리 국민의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방역 동참으로 점차 안정화되어 가고 있다”며 △드라이브스루 진료소 설치 △자가격리 및 자가진단 앱 △특별입국절차 등 다양한 방법을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방역 조치를 지속 개선ㆍ보완해 나갈 것이고, 우리의 성공적인 대응모델을 국제사회와도 공유해 나가고자 한다”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보건 의료 취약국가 지원을 위해서도 협력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코로나 백신 개발 노력과 보건분야 개발 협력 및 개도국의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 노력에도 적극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코로나19 관련 2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확장적 거시정책…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

문 대통령의 두 번째 제안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여 확장적 거시정책을 펴야 하며,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강화하고, 저개발ㆍ빈곤국의 경제 안정을 위해서도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G20 차원의 액션플랜을 도출하자는 의장국의 제안을 지지하며, 앞으로 구체 협력 방안들이 심도 있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23일 화상회의를 통해 코로나19가 시장과 경제적 여건이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대응을 위한 행동계획을 발전시키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미 확장적 거시정책과 금융안정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하고 있음을 알렸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코로나19가 소비와 투자, 그리고 산업 활동 위축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총 1000억불(132조원) 규모의 과감한 확장적 거시정책과 금융안정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피해 업종,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경감하고, 소비진작을 유도하기 위해 260억불(32조원) 규모의 패키지를 마련하였다” “코로나19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800억불(100조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의 제안은 공동성명서에도 반영됐다. 공동성명서를 통해 각국 정상은 “가계와 기업에 대해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금융안정성을 증진하며, 국제시장에서 유동성을 제고하고, 국제금융체제의 기능을 보호하는 임무에 따라 중앙은행들이 취한 특별 조치를 지지한다” “우리는 최전선에 있는 국제기구들, 특히 WHO, IMF, WBG 그리고 다자 및 지역 개발은행들과 함께 강력하고 일관되고 조율되고 신속한 금융 패키지를 공급하고, 이러한 조치에 있어 부족한 지점에 대응하도록 빠르고 강력하게 조치를 취할 것”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과학자, 의사, 기업인은 이동 허용해야”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코로나의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가간 경제교류의 필수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국의 방역 조치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학자, 의사, 기업인 등 필수 인력의 이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상당수 국가가 국경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필수 경제 교류’만은 허용해야 한다고 설득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간 ‘기업인에 한해 입국 제한을 면제할 수 있도록 협의하라’는 지시를 관계부처 등에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공동성명서에서 ‘인적 이동’에 대한 부분을 확정 짓진 않았다. 다만 “우리는 국제무역을 촉진하고 국가간 이동과 무역에 불필요한 장애를 유발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함께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문 대통령은 “전세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던 G20이 이번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오늘 회의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G20의 연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발언을 마쳤다. 문 대통령은 참여국 정상 중 15번째로 발언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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