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전직 간부 A씨가 시키는 대로 진술했다”…경찰은 늑장수사
대구지역 유명 장류 제조업체인 S사 전경.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대구지역 유명 장류 제조업체인 S사의 반품 장류 재활용 의혹(본보 1월29, 3월9일자 14면)와 관련, 핵심제보자 2명이 “전직 간부의 배후 조종으로 허위제보했다”고 양심고백을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이 늑장 수사에다 물증도 없이 제보자 단순 진술에만 의존한 무리한 수사를 강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양심고백에 따르면 이 사건은 전ㆍ현직 직원 3명이 각각 작성한 확인서 3건과 1명의 구두 제보가 발단이었다. 확인서에는 반품 춘장과 고추장 등을 새 제품과 섞어서 시중에 유통한다는 내용과 반품 제품을 개수대에 쏟는 장면을 본인이 직접 촬영했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 핵심 제보자 2명은 26일 본보 기자에게 “전직 간부 A씨가 시키는대로 경찰에 가서 진술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입사한 A씨가 “회사를 확 뜯어고쳐서 노동자들이 대우받는 세상으로 만들어 줄 테니 같이 하자고 했다”는 것이었다.

제보자 L씨는 “경찰에서 ‘반품탱크에서 간장을 끌어 썼다’고 진술했지만, 알고 보니 반품용으로 만든 2개의 탱크 물량이 많지 않아 사용하지 않은 탱크에 원액을 보관한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 다시 가서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L씨는 “A씨가 지난해 말 회사에서 종적을 감춘 이후 배후에서 조종했지만 지금은 전화가 끊겼다”고 덧붙였다.

경찰 증거 중 반품 간장을 쏟아붓는 동영상을 촬영했다고 진술한 직원 P씨도 “A씨가 ‘2016년 12월 중순 유통기간이 지난 제품을 섞었다고 적어 달라’고 해서 그대로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19일 9시간의 압수수색에다 수사 개시 한 달이 지났지만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참고인을 상대로 고함을 지르는 등 강압수사를 일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참고인인 50대 여성은 “담당이 아니라서 잘 모른다고 했더니 조사 내내 이름 대신 아줌마라고 부르고 고함까지 치며 모욕을 줬다”고 대구경찰청 청문감사실에 감사를 요구했다.

S사 간부는 “경찰이 진술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현장조사만 하더라도 허위 제보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간부는 “간장통을 잘라 쏟아붓는 제보 영상이 사실은 폐기물 반품탱크에 간장을 내려보내는 작업이라는 것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도 미각공정이 민감하기 때문에 재활용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간장을 비롯해 아홉 가지의 간장을 생산하고 있는데, 해당 간장별로 배합성분의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반품을 섞는 작업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S사 측은 “장류 재활용 의혹 후 거래중단요청이 쇄도해 공장가동을 중단했는데도 경찰은 기업 사정은 아랑곳없이 늑장수사를 하고 있다”며 “혐의가 있으면 법에 따라 처벌하고, 없으면 하루 빨리 늑장수사를 끝내달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수사 중인 사항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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