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총 토론회 전문가 의견…“백신 제품화는 경제성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각국에서 확산됨에 따라 여러 제약회사들이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진정시키는 데 곧바로 사용되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26일 ‘코로나19가 가져올 변화’를 주제로 연 온라인 토론회에 참석한 홍성태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금 개발되고 있는 백신이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의 불을 끄는 데 사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불가능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대부분이 “이제 연구에 착수하는 단계이고, 언제 나올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홍 교수는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이번 유행 이후에나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께 토론자로 참석한 김원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신속한 백신 사용은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은 향후 독감처럼 토착화하지 않을 경우 백신의 경제성이나 시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제품화에 나서기 어려울 거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유행 때도 많은 기업이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유행이 수그러들자 기업들은 개발을 중단했고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한 차례 유행하는 감염병에 대해선 백신을 출시해도 접종하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경제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유로 기업이 백신 개발을 주도하기보다 국제기구에서 대응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근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대표도 미국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에 논평을 실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G7, G20 지도자와 세계은행 등이 지원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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