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손학규ㆍ서청원 비례 2번... “청년은 안중에 없어”
4ㆍ15 총선은 4년간 국민을 위해 일할 대표자를 뽑는 선거다. 그러나 청년들은 보이지 않고, 1940년대생 ‘올드보이’들이 전면에 나서는 선거로 치러지게 됐다.
미래통합당은 26일 김종인(80)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총괄선대위원장에 인선했다. 전두환 정권에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에 참여한 데 이어 노태우 정권에서 보건사회부 장관 및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하고 11대 국회 이후 5선 의원을 지낸 원로가 제1 야당의 선거를 지휘하게 된 것이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김 위원장의 서울 구기동 자택을 찾아 삼고초려까지 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선거를 맡겼다. 황 대표는 “김 위원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막고 대한민국을 되살리는 대업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대선과 19대 총선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을 지원했고, 20대 총선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를 지휘했다. 김 위원장은 3차례의 선거에서 모두 이겼다. 통합당은 김 위원장의 선거 승리 경험과,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입안한 상징성을 높이 샀다. 그러나 여러 차례 정치 진영을 옮겨 다닌 김 위원장의 ‘중도 확장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올드보이’들은 소수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 상위 순번도 차지했다. 손학규(73)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민생당 비례대표 후보 2번에, 서청원(77) 의원은 우리공화당 비례대표 2번에 각각 공천을 받았다. 김승규(76) 전 법무부장관도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목사가 이끄는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2번에 이름을 올렸다. 공직선거법상 홀수 순번 여성 공천이 의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받을 수 있는 가장 앞 번호를 받은 셈이다. 손 전 대표는 4선 의원을 지냈고, 8선인 서 의원은 20대 국회 최다선이다. 이들의 2번 공천은 소수자ㆍ직능대표자ㆍ정치신인 등의 국회 입성을 돕기 위해 도입된 비례대표제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더구나 손 전 대표는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에 비례대표 의석을 골고루 돌아가게 한다는 취지의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주도한 장본인이다.
반면 청년 정치인들의 설 자리는 여전히 비좁다. 민주당과 통합당, 정의당의 21대 총선 지역구 공천자 584명 가운데 20, 30대 청년 후보는 28명으로 4.7%에 그쳤고, 비례대표 후보자 115명 중 각 당의 당선 안정권에 배치된 청년 후보는 10명에 못 미쳤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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